• "순리대로 공정히 최선을 다한 후에 만족하면 행복"(정토사 주지 덕진스님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선물로 건낸 붓글씨)

    8일 '제 2의 고향' 울산을 방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남구 옥동에 위치한 정토사를 찾았다. 지난 10월말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1박을 하며 백담사 낙산사를 잇따라 찾아 불심잡기에 나섰던 이 전 시장은 이날 울산대학교 초청강연을 마친 직후, 정토사로 차편을 돌렸다. 정토사 방문은 사전공개된 일정이 아니었다. 정토사는 3대 사찰의 하나인 경남 양산 통도사의 말사로 알려져있으며, 지난 1988년 기공됐다.

    이 전 시장은 잠시 대웅전을 들른 뒤, 정토사 주지 덕진(德眞)스님 등 스님들과 다과를 곁들인 간담회를 가졌다. 덕진 스님은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에게 "울산에서 바람이 잘 일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며 '순리대로 공정히 최선을 다한 후에 만족하면 행복'이라는 글귀를 선물했다. 이 전 시장은 "세상에 억지로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벽에 붙여 놓고 보겠다"고 화답했다.

    덕진 스님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큰 일을 많이 해왔는데, 앞으로 더 큰 일을 많이 해야한다"고 덕담을 건낸 뒤 "본인의 소신과 신앙이 있겠지만, 공인은 만인을 평등하게 돌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서울시 봉헌 발언 등 유독 종교와 관련한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린 점을 의식한 지적이다. 덕진 스님은 "참모들에게도 조심시켜야한다"며 "오해받을 일을 하면 손해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이 전 시장은 "당연한 말씀"이라며 "종교적 문제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편견을 갖지 않는 자세를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시절 조계사 정비 불사에 많은 노력을 했었다"면서 "그런 일(종교적 편향성)이 없는데도 정치적으로 자꾸…"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덕진 스님의 시집 '맑은 마음 고운 세상'을 받아든 이 전 시장은 "정말 시집의 제목대로 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울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