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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군 가운데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미지메이킹에 대한 호사가들의 입이 분주하다. 어떤이는 이 전 시장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를 '벤치마킹'한다고 하고, 또 일부에서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건설'이미지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지난달 자신의 대권공약 1호인 '한반도 대운하'구상을 정리하기위한 유럽탐사 도중 검은 선글라스를 낀 이 전 시장의 모습이 공개됐다. 소위 '잠자리형' 큰 선글라스 차림에 곧게 서서 한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응수하는 장면의 사진보도는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전 시장은 대운하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수차례 '제 2 경부고속도로'라는 표현을 직접 써기도 했다. 또 자신이 직접 관련했던 7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도 반대가 많았으며, 정치적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한다. 전국 여러 대학에서 특강을 이어가고 있는 이 전 시장은 학생들에게 경험담을 들려주며 "희망을 갖고 도전하라"고 늘상 주문한다. "긍정적인 사고로 실천하는 자만이 역사를 이뤄왔으며, 처음부터 안된다고 여기는 자에게는 이뤄질 것이 없다"는 이 전 시장의 신념은 박 전 대통령의 '하면 된다'와 일맥상통한다.
박정희 '하면 된다, 경부고속도로'에, 이명박 '긍정적 사고, 한반도 대운하'22일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출범식에서 이 전 시장은 "우리가 마음을 모을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우리의 적은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으며 더 큰 적은 북한에 있다"며 국가관을 내비쳤다. '나의 라이벌은 야당이 아니라 김일성'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유명한 어록을 떠올리게 했다.
최근에는 정 전 명예회장과 자주 비교됐다. 이 전 시장의 "새로 출발하는 젊은 부부에게 집을 하나씩 공급해 주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는 주장에 대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지난 92년 대선에서 나온 정 전 명예회장의 '아파트 반값 공급'공약이 떠오른다"고 했다. 또 대운하 공약은 정 전 회장의 '경부고속도로 복층화' 구상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도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 전 시장의 '건설, 개발' 이미지는 정 전 명예회장과 딱이기도 하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이 밝히는 첫번째 이유는 한결같이 그의 '성공신화'다. 밑바닥인생을 딛고 스스로 일어선 모습을 닮고자하는 희망과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은 매 대학강연이 끝나면, 강연시간 만큼이나 긴 시간동안 학생들에게 둘러쌓이게 된다. 학생들의 사진찍기 요구와, 싸인공세 때문이다. 국내 최고 대기업의 회장, 수도 서울시장 출신이라는 무게를 벗고 학생들이 내미는 디지털카메라, 핸드폰카메라 앞에 'V'자를 그리며 일일이 싸인해주는 정성은 '개발독재'라는 과거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