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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나홀로 행보'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 의원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분야 대정부질문에서 4년전 16대 대통령선거 전야에 발생한 '공조파기'사건을 처음 거론하며 정치활동 재개를 알린 정 의원은 15일에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에너지 안보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자신의 존재를 나타냈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반대하며 본회의장을 점거, 강력저지에 나선 한나라당과 이를 통과시키려는 열린우리당의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다.
토론회에는 정 의원의 '잠재적 가치'를 반영하듯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신국환 국민중심당 대표 등 여야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강 대표를 비롯해 박희태 이윤성 박성범 이인기 서상기 이재완 정종복 의원이, 국중당에서는 신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자리했다. 열린당에서는 김한길 원내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전씨 사태를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박영선 강길부 김명자 의원이 대신했다.
강 대표는 축사에서 "과거 여러 일을 예로 들며 국가안보를 강조한 정 의원의 대정부 질문을 듣고 우리랑 코드가 맞구나 생각했다"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분'으로 정 의원을 소개한 강 대표는 "5선의 경륜과 월드컵 4강신화를 이뤄준 정 의원이 오늘 뜻깊은 토론을 통해 에너지 외교도 4강에 들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대표 역시 "강 대표 (대정부질문관련) 말이 나의 생각과 같다"고 동의한 뒤 "정 의원이 주인인 현대중공업의 창업부터 세계1류기업으로 세워진 과정은 우리나라 모든 것을 나타내는 자존심이라는 말을 추가하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한나라당 소속의 이윤성 국회 산자위원장은 "대통령 후보로 한번도 빠지지않고 거론되는 분이 주최한다고 해 놀라서 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에너지 안보에 상당히 무감각해져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20여년전 선친(고 정주영 회장)이 러시아의 석유, 가스자원을 북한과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일본에 보급하겠다는 구상을 위해 구 소련에 많이 다녔으며, 당시 정부에서도 관심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이 이 파이프라인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철저한 방관자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너지 패권주의-에너지 전쟁과 우리의 대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에너지 안보동향을 살피고, 우리가 처한 현실과 대응전략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석범 외교통상부 국제경제국장은 "주요 에너지 소비대국들은 에너지 안보를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며 "동북아 지역은 에너지 수급 불균형 및 대중동 석유의존도가 심해 어느 지역보다도 역내 에너지 협력 및 대화채널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 에너지경제연구원 동북아에너지연구센터의 류지철 박사는 선진 에너지기술 보유국과의 기술협력등 선진국과의 자원외교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