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에겐 '친이명박' 혹은 '반박근혜'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9개월 간 당의 혁신위원장으로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하며 당시 박근혜 대표 뿐만 아니라 당내 친박성향의 의원들과도 크게 대립했다.

    대선후보선출방식을 놓고는 마지막까지 신경전을 벌이는 등 홍 의원과 박 전 대표는 9개월 간 서로에게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이때 홍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반박그룹'으로 분류됐다. 이후 홍 의원은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이 때 부터 자신이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서울시장 당내 경선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경선에 참여하기 전까지만 해도 친박근혜의 맹형규 의원과 친이명박의 홍 의원 양강대결구도로 흘렀다. 때문에 홍 의원은 박 전 대표와 확실한 대립각을 세운 반면 경선 내내 이 전 시장과의 친분을 선거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경선 막판 오 시장이 당내 경선에 참여했고 이 전 시장이 오 시장을 지원하며 홍 의원과 이 전 시장의 관계는 재정립됐다.   

    경선 이후 홍 의원은 노골적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불만을 쏟았고 당시의 서운한 감정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뚜렷한 정치행보를 보이지 않던 홍 의원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당시 선거공약이었던 '반값 아파트'를 들고 활동을 재개했다. 10일엔 인터넷 기자들과 접촉하며 구체적인 자신의 활동계획까지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차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가지도자에 대한 꿈이 있다"며 "(반값 아파트를 자신의)대선공약으로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홍 의원이 던진 가장 눈에 띤 발언은 바로 "이명박계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홍 의원은 "나는 이명박계가 아니다. 지금 계보정치가 사라진지도 오래고 나도 3선의원으로 누구의 계보라는 말을 듣기엔 불쾌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과의 관계를 묻자 그는 "단지 파트너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재평가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홍 의원에게 박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었다. 홍 의원은 사석에서 박 전 대표가 언급될 때마다 '대선후보로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을 피력해왔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를 "훌륭한 지도자 감"이라고 극찬했다.

    '박 전 대표는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 전 대표의 위기관리능력은 탁월하다"며 "5·31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테러사건'을 언급하며 "그때 테러를 당한 뒤 박 대표의 상황대처능력을 보고 '저 분은 대통령 감'이란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소공녀' '왕녀'라고 봤었다"고 덧붙였다. 차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홍 의원은 지금 '자기색깔'을 찾는 모습이다. 홍 의원은 "내 지지세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