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국가위기시 국가기간방송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KBS TV의 정규방송이 20분 이상 끊어지는 '한심한' 대형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KBS의 유사시 위기대처 능력에 대한 의문감마저 증폭됐다.

    14일 오후 11시 8분경 '위기탈출 넘버원'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던 KBS 2TV에서 갑자기 화면과 소리가 꺼진 채 초록색 화면만 뜨면서 방송이 중단됐다. 5분쯤 뒤부터는 대체영상이 나오고 광고가 방송됐지만 이후로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의 비정상적 상태가 15분 이상 간헐적으로 계속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송이 정상화된 시간은 11시30분경.

    방송중단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KBS는 "방송사 사정으로 방송이 중단되고 있으니 시청자들의 양해를 바란다"는 자막을 내보냈고 15일 0시 30분경에는 "11시8분부터 20분동안 송출장비 이상으로 방송을 내보내지 못했다. 시청자에게 사과한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방송을 보다 놀란 시청자들은 '전쟁이 나거나 테러가 발생한 게 아니냐'며 문의전화를 하고 KBS 홈페이지 게시판에 방송중단 이유를 묻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방송이 정상화된 뒤에도 이 방송국 홈페이지에는 KBS의 위기대처 능력을 질타하면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분노한 시청자 글이 쇄도했다.

    네티즌 're67114'는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국영방송에 터러가 발생했거나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면서 "국민에게 겁을 준 KBS 대표가 국민에게 사과해라"고 요구했다. 또 'ksysjy'는 "어이없는 방송사고에 대처능력까지 없는 KBS가 한심하다"며 혀를 찼다. 'kimtak99'는 "공중파가 이래도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면서 이게 뭐냐. 사과문도 변변찮고 이런게 진짜 9시 뉴스감이다. 엉뚱한 소리 내보내지 말고 이런거나 뉴스에 내보내라"고 비난했다.

    방송사고를 계기로 꼬박꼬박 시청료를 징수하는 KB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전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yongkap2'는 "이 따위 방송을 하고도 이번달에 또 2500원을 소리소문없이 빼가려느냐"며 "이번달에는 2000원만 받아라"고 비꼬았다. "KBS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해라"거나 "전기료에 수신료를 넣어 강제로 내라고 할땐 언제고, 이 정도 밖에 관리를 못하느냐"고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