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을 불러모았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팬클럽 회원들이 22일 대구에서 열린 뉴라이트대구연합 창립대회에서 처음으로 만났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조용히 행사가 끝났다.

    박 전 대표 팬클럽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근혜사랑’, ‘호박넷’ 등과 이 전 시장의 팬클럽인 ‘명박사랑’ 회원 300여명은 대회가 열리기 한 시간 전부터 행사가 열리는 대구 프린스호텔 별관 입구 앞 길을 사이에 두고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과 이 전 시장의 지지모임 회원들이 동시에 참석해 세 대결을 벌일 것으로 관심이 쏠렸지만 양측이 사전에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었다. 팬클럽 회원들이 총동원될 것이라는 소식에 며칠 전부터 이날 행사에서 두 대권주자의 간접적인 대권 전초전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왔고 팬클럽간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었었다.

    하지만 이들 모임의 운영진은 행사에 앞서 팬클럽간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막기 위해 프린스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상대측 비방과 과도한 피켓 사용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전투구’ 상황이 서로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약속했다.

    임혁 명박사랑 대표는 행사 전 뉴데일리와 만나 “팬클럽간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박 전 대표측 팬클럽과 경쟁할 때는 하겠지만 한나라당의 화합을 위해서 넓은 범주 안에서는 이들도 잠재적 동지로 보기 때문에 뭉칠 땐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경쟁하거나 다투는 듯한 모습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신사적인 이 전 시장의 이미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적극표현하고 행동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근식 박사모 대구지부 대표도 “언론에서는 TK의 결전지라면서 팬클럽간 충돌을 예상한다고 하던데 제3의 세력이나 정당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일부 세력이 팬클럽 간의 경쟁을 부추긴다”고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사전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에서 숙지사항을 내렸다. 박사모가 모인 이유는 박 전 대표를 응원하려는 것으로 명박사랑과 오늘 행사가 잘 마무리 되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근혜사랑 카페지기 신현철씨는 “박 대표가 23일 독일로 출국하는데 마음을 든든하게 해서 가시라고 응원하려고 나왔다”며 “이 전 시장 측과 충돌이 예상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박 전 대표가 대구연합 창립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온다길래 함께 축하하려고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의 사진이 들어간 피켓을 들고 ‘박근혜’를 연호했다. 행사장 일대는 박 전 대표를 환호하며 몰려든 사람들로 잠시 동안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이 전 시장 팬들도 이에 뒤질세라 팬클럽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박 전 대표를 묵묵히 지켜봤다. 명박사랑 임 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명박사랑입니다”라며 악수를 건냈고 박 전 대표는 “안녕하세요. 잘오셨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 참석했지만 행사 참석을 예정했던 이 전 시장은 과열양상을 우려해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