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테니스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꿈의 대결’이 국내에서 펼쳐진다. 

    현 남자테니스 세계 랭킹 1위인 ‘황제’ 로저 페더러(25 스위스)와 그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왼손 천재’로 불리는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20 스페인)의 맞대결이 오는 11월21일(화) 오후 6시 잠실실내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리게 됐다.

    페더러는 올해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독식했을 뿐 아니라 윔블던 4연패와 US오픈 3연패를 달성한 그야말로 테니스계의 황제. 그는 이미 9번의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으며 아직 25살의 나이를 감안하면 향후 남자 테니스의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하다. 

    2006년 현재까지의 그의 성적은 70승 5패 겉으로 보면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적이다. 그러나 패더러 본인에게는 앞의 70이라는 숫자보다 뒤의 5라는 숫자만이 보일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대회 중 컨디션 난조등의 이유로 물론 패할 수 도 있다. 하지만 페더러의 경우엔 5패중 4패를 모두 나달에게 당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패한 프랑스 오픈에서의 패배는 페더러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에 도전하는 경기였기에 세계 테니스 역사에 영원히 남을 아쉬운 패배로 기억 될 것이다. 그야말로 황제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겁없는 10대 황제의 천적 그가 바로 ‘라파엘 나달’ 이다.

    메이저 대회 결승이 아니면 좀체로 만나기 힘든 이 둘의 천적 대결이 세계 테니스계의 변방이랄 수 있는 국내에서 열리게 된 것에 대해 국내 테니스 관계자들은 의아해 하면서도 설레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리아 샤라포바-비너스 윌리엄스의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개최한데 이어 이번에 페더러-나달의 초특급 이벤트를 만들어 낸 세마스포츠마케팅의 이성환이사는 “페더러와 나달이 11월 중순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공식 토너먼트인 마스터스(세계랭킹 1~8위만 출전해서 겨루는 대회)를 마치고 바로 입국해 경기를 갖게 됐다”고 대회 성사 배경을 설명한 뒤 “지난해 샤라포바-윌리엄스 전이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끈 바 있지만 이번 경기는 그 것을 훨씬 능가하는 빅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현재 몇몇 기업과 타이틀 스폰서를 협상 중 이라고 전했다.

    이진수 국가대표 감독 겸 한솔제지 감독은 “페더러-나달의 스페셜 매치는 그들의 지위나 자존심을 감안하면 성사되기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빅매치가 어떻게 한국에서 열리게 됐는지 일본이나 다른 테니스 강국에서도 궁금해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또 “공식 토너먼트가 아닌 상황에서 둘 간의 맞대결은 아마도 영원히 성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국내 테니스 팬들에게는 다시 볼 수 없는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페더러는 17살이던 98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9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포함해 41개의 투어 타이틀을 따내며 총 461승125패를 기록중이다. 벌어들인 생애 총 상금은 2,634만6,458달러. 

    페더러 보다 더 어린 나이인 15살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지난해와 올해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총 17번의 단식 타이틀을 따낸 바 있고 총 176승47패(총상금 793만5,08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황제와 천재의 대결. 모든 면에서 황제 페더러가 한걸음 앞서 가고 있지만 맞대결서는 오히려 나달이 6승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숙명의 한판’. 이들의 승부에 벌써 테니스 팬들의 가슴은 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