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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납치 사건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과잉충성 때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전혀 몰랐던 일"
'1974년 김대중 납치사건'은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과잉충성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는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0년대 청와대 대변인과 문화공보부 장관을 지내고 최근 '박정희를 말하다'란 책을 펴낸 김성진 전 장관은 1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과잉충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김대중 납치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될 당시)그 때 마침 옆에서 지켜 볼 기회가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처음에 전혀 모르고 있다가 뉴스 내용을 보고 드렸더니 깜짝 놀라면서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며 외무부 중앙정보부 경호실 세 군데에 확인전화를 했고 세 군데서 모른다고 대답이 와 박 전 대통령은 야당에서 일부러 꾸민 트릭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당시 정황을 소개했다.
김 전 장관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청와대에 들어와 박 전 대통령에게 김대중씨를 한국에 데려왔다는 보고를 하는 순간 박 전 대통령은 깜짝 놀라면서 '김대중씨를 당장 돌려 보내라' '절대로 위해를 가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며 "결국 김씨도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여러가지 신문에 보도된 대로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것으로 미뤄볼 때 (그 사건은)박 전 대통령은 사전에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일을 지시하지 않았느냐' 이런 추측을 갖고 파고 들어간 것 같은데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이 알았을 수도 있다'는 이후락씨 주장에 대해서도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김대중씨가 정적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김씨를 꼭 납치해 와야 한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대단히 노했고 '왜 이 따위 짓을 했느냐'고 하면서 '절대 위해를 가하지 말고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라'며 대단히 화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그 후에 무슨 기회가 있을 때 '너희들 이런 짓을 하면 안된다. 차라리 김씨를 일본으로 돌려보내라' 이렇게 까지 화풀이를 했다"며 "(사건은)중앙정보부와 경호실, 비서실의 경쟁자끼리 알력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의 참뜻을 읽지 못해 이런 사고를 저지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뜻을 잘못 읽고 '이렇게 하는 게 대통령을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쓸데없는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김대중 납치사건'의 진상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일찍 밝혀야 할 이유도 없고 우리 사회가 스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일에 대해 스스로 다 시비가 가려져 모든 것이 다 정상적으로 풀려 나갈 것이라는 선의로 해석하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총명한 사람이라 봤다"고 말했고 박 전 대표의 차기 대선출마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가 출마한 것을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과 연계시켜 시비건다면 비문화적이고 비인격적이다. 외국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 아버지가 쌓아 온 기반 위에서 정치를 하는 게 허다한데 왜 굳이 박 의원만 갖고 탓하느냐"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