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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8일자에 이 신문 이미숙 정치부 기자가 쓴 기자수첩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핀란드를 국빈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양국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 회견 자리에서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과는 상반된 언론관을 드러내 대조를 이뤘다.
노 대통령이 해외 순방 과정에서 외국 기자들 앞에서 자국 언론의 문제점을 강조한 반면 할로넨 대통령은 언론의 긍정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할로넨 대통령은 핀란드에 부패가 없는 비결을 묻는 한국 기자 질문에 “언론의 활발한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언론의 자유가 늘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지만 꼭 필요한 것으로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언론의 비판이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달가울 리 없지만 없어서는 안될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에 비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핀란드를 국빈 방문한 노 대통령은 핀란드 기자가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에 이은 핵 실험 등 또 다른 도발 가능성에 대해 묻자 국내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치적 행위’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실제 무력적 위협으로 보는 언론이 더 많은 것이 문제를 더 어렵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언론을 비판했다. 국내에서 평소 늘 하듯 언론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외국 정상과 언론 앞에서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동아시아에서 북한문제 외에 최대 의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유럽연합 (EU)과 같은 (역내 통합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강력한 장애요인이 있다. 바로 과거 역사 문제”라며 “과거 역사에 대해 국가간, 국민간, 상호간 적절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동북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과의 독도 및 교과서 왜곡 문제 등을 염두에 둔 말인 듯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핀란드 국민들이 자신들의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언론관을 피력하고, 동북아의 ‘비전’이나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보다 ‘남의 탓’을 하는 듯한 한국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