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와 함께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원희룡 의원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내 비판이 아니다. '총구'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겨눴다.

    원 의원은 4일 자신의 블로그에 '경제인식, 대통령이 비정상이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31일 KBS와의 특별기자회견에서 "민생은 어렵지만 경제는 정상이다"고 말한 노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이다.  

    원 의원은 노 대통령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려고 증권선물거래소와 통계청 자료까지 제시하는 정성을 쏟았다. 원 의원은 먼저 노 대통령의 주장을 "근거없는 자화자찬"이라며 "대통령의 경제인식에 놀라움을 넘어 경악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도 했다.

    원 의원은 "주가가 올랐으니 경제는 정상"이란 노 대통령의 발언을 "현실과 동떨어진 책상물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꼰 뒤 증권거래소와 통계청의 'KOSPI(종합주가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지수 추이' 자료를 근거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2월부터 우리 경제는 주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며 계속적인 하강 곡선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4년 2월 이후 주가는 계속적으로 올랐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오히려 최악"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노 대통령 말과 달리 주가는 올랐지만 우리의 경기 지표를 나타내는 종합경기지표는 오히려 더욱 더 나빠져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이어 노 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의 기업자금 조달 실적표를 제시하며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률은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가가 상승하는 지금 우리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투자기술은 활기를 띄고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나아져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자금 조달 실적은 2003년 73조, 2004년 58조7000억원, 2005년 54조8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급감했고 이같은 기업자금 조달 실적은 국민의 정부 시절과 비교해 볼 때,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근거로 원 의원은 "기업 투자는 실종되었고 일부 대기업 상장회사를 제외한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며 현재 우리 경제의 현실은 주가의 상승이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지 않아 경제성장률 또한 정체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가 상승이 경제 성장을 견인했고 또 앞으로도 견인해 나갈 것이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또 "경제실패는 아니다"란 노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하며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주가 상승세가 경제성장에 아무런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지 않음에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경제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들, 그리고 성장률은 아주 좋거나 또는 정상으로 가고 있다'하며 '경제실패 국정실패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정말이지 이쯤되면 막 가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3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9%(GDP 기준)로 아시아 14개국 중 13위를 차지했다는 아시아개발은행의 자료를 제시하며 "세계평균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기록하고, 아시아 14개국 중 13위를 차지한 참여정부의 지난 3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성적표를 놓고 '아주 좋거나 또는 정상으로 가고 있다'는 낯뜨거운 자화자찬을 했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이런 현실은 쏙 빼고 단순히 '수출이 증가했으니 경제는 잘 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개탄한 뒤 "'도둑이 들려니, 개도 안 짖더라'는 말을 경제 분야에서 또 들을까 두렵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이어 "경제지표가 이럴진대, 대통령이 '물가가 두배 이상 올랐으니, 경제는 정상이고, 경제 지표는 아주 좋거나 정상이므로 경제 실패, 국정 실패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대통령이 비정상"이라고 주장한 뒤 "지금이라도 집무실 책상에서 측근들이 올리는 보고만 믿지 말고 경제 현장을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민심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