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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2일 노무현 정부의 ‘코드·낙하산 인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나라당은 우선 정치적 편향성 문제로 부딪혀 온 KBS 정연주 사장 연임 저지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또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파문 등 낙하산 인사 문제를 다루기 위해 당내 특별위원회도 구성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 사장 연임을 반대하는 KBS 노조의 농성을 언급한 뒤 “지난 6월 30일자로 임가기 만료된 정 사장이 다시 연임되지 않아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은 정 사장이 방송윤리와 공영 방송에 대한 철학이 부진하고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라며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정 사장이 또 다시 KBS 사장에 연임된다면 공영방송 KBS의 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될 수 없고 편파방송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사장 한명 때문에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들의 사랑 받는 공영방송으로 KBS가 되기 위해서는 정 사장 스스로 연임을 포기해야 한다”며 “이것이 자기가 몸담았었던 KBS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한다면 연임 포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정 사장 스스로 연임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정 사장 연임 저지를 위해 강력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KBS 사장이 될 사람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낼 신념이 있어야 한다”며 “연간 6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을 쓰며 국민들의 시청료도 들어가는 KBS인만큼 경영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후임 KBS 사장에 대한 조건을 말하기도 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에 집중된 여론을 환기시키며 유 전 차관 경질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김 본부장은 “‘바다이야기’문제는 유 전 차관 경질이 부당한 인사 개입과 관련돼 있음을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난 엄청난 권력형 부패”라며 “이번 기회에 부당한 인사권 개입 문제를 확실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용 전 환경장관의 경우를 지칭한 듯 “구청장 출신에게 공천을 줘서 국회의원에 출마시키고 낙선하자 장관에 임명하고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도중에 다시 공천을 줘 광역단체장에 출마, 또 낙선하니 산하기관에 임명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인사가 권력 실세들의 부탁을 합리적인 이유로 거절할 수 있겠느냐. 한나라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운영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열린당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유 전 차관 경질에 대해 “실제로 알려진 것처럼 인사문제로 다툼이 있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신문유통원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체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당내 관련 특위를 구성해 9월 정기국회에서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집중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