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항공관리본부 사람들에게 혹독한 산불진화의 시험대를 거치고 나니 소나무 재선충 중앙점검지원반 활동임무가 7월부터 3달 동안 주어졌다. 중앙점검반은 소나무를 재선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산림항공관리본부 소속 산불공중진화대원 중 35명을 선발해 총 4개반을 운영하고 있다. 권역내의 재선충 피해목 제거, 지자체에 대한 방제대책 점검, 예찰활동, 피해목이동단속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남권역 지원반은 8월 16일 영암군 삼호면 용당리 재선충 피해지를 점검하기로 하였다. 사무실에서 피해지까지는 40km정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소나무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처럼 온 산이 소나무의 푸른 생명력으로 철갑을 두르고 있었다. 이런 소나무가 재선충에 위해서 말라 죽어간다고 생각을 하니 등골이 오싹해지는 소름이 들어온다.

    이곳은 지난 2003년 11월 목포해역사령부 초소근무자가 소나무가 죽어가는 것을 의심하고 부대에 보고하였다. 목포해역사령부는 즉시 산림당국에 고사목 발생 신고를 하고 결국 소나무재선충으로 판명되었다. 영암군청은 2004년 집중적인 피해목 제거 및 항공방제로 100% 재선충을 박멸한 지역이다. 피해목 역시 35주로 경남ㆍ북 지역에 비해 “조족지혈”이다. 피해지를 돌아보려고 하니 초병이 막았다. “이곳은 군사보호시설이라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 부대에 보안조치를 하고 오십시오” 그러는 거다. 군 생활을 2년2개월을 했어도 보안조치는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 다행히 재선충 예찰을 왔다고 부대에 전화를 해보니 담당대위가 안내원으로 나왔다. 부대 내에서도 재선충에 대해 관심이 많아 보인 듯 쉽다. 관심이 보여주듯 피해지 역시 훈증처리가 완벽했고 피해 선단지 주변에도 재선충 감염 의심목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도 들어가기 힘든 군부대에 재선충은 어떻게 들어간 것일까. 2003년 여름 태풍 “매미”때 바람에 의해 인근 목포 고하도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태풍을 타고 쉽게 들어갔지만, 외부침입자를 감시하는 초소근무자의 경계근무 시스템에 꼼작 못하고 걸려 버린 것이다.

    잇단 전방부대에서 초소근무자의 총기난사 사고로 군 기강이 무너졌다고 하지만, 목포해역사령부 초병근무자의 철통같은 근무태세가 영암지역에 소나무 재선충 침입을 막았다고 말할 수 있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 처음 발생한 이래 지난해 말까지 7,811ha, 감염목 본수만 56만6189본까지 확산된 지금, 산림담당 공무원을 비롯한 전 국민이 이런 초병근무자의 눈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해 나가는 것만이 소나무 재선충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옛 어른들이 소나무에 대해 하시는 말씀 중에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라고 하였다. 이제는 굽은 소나무에서 곧은 재목으로 자란 소나무를 재선충으로부터 지켜나가 우리민족의 기상을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