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179㎝, 체중45㎏의 '건장한 20대 청년'을 찾습니다"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병역의혹 확산에 앞장섰던 '노빠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적기록부를 문제삼으며 비슷한 사례를 '공개모집'하겠다고 내놓은 기사의 제목이다. 오마이가 '병역비리 민간 수사관'이라며 칭송하던 김대업의 입을 빌어 내놓은 것이다.
당시 오마이는 김대업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해 '쪽집게' '특별한 수사관' '박노항의 천적' '병역비리와 전쟁선포'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그를 대단한 인물로 만들었다. 그러나 김대업은 고위급을 사칭하며 가정파괴, 사기 등을 저지른 파렴치한이었으며, 자신이 바로 병역비리 브로커였던 사실이 밝혀졌다.
오마이는 또 정연씨의 병적기록부 칼라복사본을 의혹의 증거라며 공개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자신들이 아닌 네티즌들이 '밤새' 찾았다면서 병적기록부에 친절히 표시해 설명하기도 했다. 한자이름이 잘못 표기된 점, 학력란에 대학전공에 정정 흔적이 있는 점과 중학교 초등학교 사항이 누락된 점, 병사계 담당자의 날인은 있으나 자신의 필체가 아니라고 주장한 사실 등을 들어 의혹을 끊임없이 생산했다. 오마이는 자신들이 제기한 의혹은 '이 후보 장남의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것이라지만, 김대업의 주장과 정연씨의 병적기록부를 근거로 한 '병역비리 의혹'에 포커스는 맞춰 있었다.
대법원은 지난 2005년 5월 김대업의 주장과 오마이뉴스의 보도는 거짓이라며 한나라당에 손해를 배상하라고 확정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열렸다는 보도를 진실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대선에 영향을 주겠다는 피고측의 악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김대업의 변호를 맡았던 최재천 변호사는 지금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2002년 남경필 "병적기록부 오류많다" 논평에 맹비난했던 오마이
열린당 의원 "병적기록부 망실·손실많았다" 주장 버젓이 실어이랬던 오마이가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자의 병적기록부에는 조용하다. 18일 교육부총리 인사청문회에서는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으로부터 김 내정자의 병적기록부에 △ 학력이 중졸로 기록돼 있고 △ 현역 대상인 3등급 판정을 받고도 방위병으로 근무했으며 △ 키나 몸무게 등 기본적인 신체검사 내용도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연씨의 병적기록부보다 더 문제가 많은 자료지만, '상식'선에서 여야의원들은 '이상한' 병적기록부를 병무청의 잘못으로 판단하고 크게 문제삼지않는 분위기다.
오마이는 18일 이 내용을 다루며 "유 의원은 병적기록부의 여러 가지 허점들을 열거한 뒤 망실ㆍ손실 등으로 재작성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정봉주 의원도 '민병두 의원도 병적기록이 두 번 없어지고 고령으로 면제를 받는 등 병적기록부 손실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왜 중졸로 기재됐나-나도 모르겠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2002년 당시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의 "병무전산화 이전의 병적기록부는 복잡한 행정체계와 많은 담당자들에 의해 처리되는 과정에서 오류와 오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논평에 "병무행정 공무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 "전 국민을 비리혐의자로 모는 논평" "해괴한 주장"이라는 등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던 매체다.김 내정자의 병적기록부를 보고도 '3급판정을 받고도 방위병으로 근무한 사람을 공개모집하지않는' 오마이는 대법원으로부터 허위보도 판결을 받고 한참 지난 이제 병적기록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