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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11 전당대회에서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논란을 일으킨 한 쪽 당사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5일 전대 후유증과 관련해 그간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14일 실시)를 통해 일단 전당대회 대리전 논란과 관련, “본의 아니게 휘말렸다”고 운을 뗐다. 이 전 시장은 “그러나 이재오 최고위원은 처음부터 ‘이 시장은 개입하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둬라. 내가 알아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중간에 박근혜 전 대표 측이 개입할 때도 이 최고위원은 전화로 ‘박 대표는 끝까지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개의치 말라’고 했다”면서 “본인이 그렇게 요청했기 때문에 나는 도와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이 최고위원을 지지해 달라는 호소 전화 한 통도 안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 최고위원 본인이 하지 말라는데…, ‘잘 알아서 하시라’ 할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오해 소지가 있을까봐 부탁한다는 이야기는 안 했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면서 “전화 통화 한번도 안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책 잡히지 않게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박창달 전 의원이 이 최고위원을 도운 것을 놓고 자신과 연결시키는 데 대해서는 “박 전 의원은 나와 잘 아는 사이다. 그러나 내가 일을 시키거나 하는 관계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의원은 우리와 무관하게 이 최고위원이 필요해서 쓴 사람이다. 이 최고위원은 나뿐 아니라 나와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전화를 걸어 개입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박 전 의원이 대리전 논란의 발단이라면 (박 전 대표측이) 개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안타깝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아울러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당대표 한번 뽑는데 이렇다면 대선경선 땐 어떻게 될지…, 걱정이 많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여진 대리전과 색깔론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선거과정에서 좌파로 몰린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당이 복귀의 명분을 줘야 한다”면서 “당이 선거과정에서 그를 좌파로 만들지 않았나. (강재섭) 대표의 적절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충격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재오가 됐다, 또는 안됐다’에 충격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대리전 색깔론 논란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나 전당대회 당시 이재오 최고위원의 연설도중 박 전 대표가 자리를 옮긴 것 등을 염두에 둔 듯 “(전당대회)대회운영 측의 진행 과정이 특히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