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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에서 크게 승리한 한나라당에 최대 관심사는 '과연 한나라호가 2007년 대선까지 이대로 순항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이다.
당장 새 지도부를 선출할 7월 전당대회 결과에 소속 의원 전원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점도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의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우려로 인해 56명이나 되는 초·재선 의원들이 전당대회를 겨냥한 한시적 모임을 만들었고 7월 전당대회가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이란 모습을 피하기 위해 김무성 전 사무총장이나 맹형규 전 정책위의장은 전대 출마 의사를 접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도 이 같은 우려에서인지 일단 전당대회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제2의 이인제'탄생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의 자라온 환경과 이력, 리더십 등이 매우 상반되고 어느 한쪽도 07년 대선을 쉽게 양보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달리 현재 정치지형상 누구도 당을 쪼갤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부 기자출신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21일 초선의원모임인 '초지일관' 주최로 '국민은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 현역정치인 중에서 당을 쪼갤 힘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당을 쪼갠다는 얘기는 여러 의원들이 누가 나가면 주루룩 따라나가는 상황을 말하는데 (대선후보경선에 참가한)누가 경선에서 자기가 안됐다고 당을 나간다고 할 때 따라갈 의원이 몇이나 있을 지 모르겠다"며 한나라당의 분당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의원이 (특정 인사를)따라가는 것은 참으로 큰 결단이다. 인생을 건 결단이 필요한 일"이라며 정치부 기자로 활동할 당시 취재경험담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나는 기자를 17년간 했는데 한 때 의원들이 많이 움직일 때가 있었다. 내가 판단하기엔 유력한 정치인이었고 다른 당으로 가는 상황에서 처음엔 '10명 이상이 움직일 것이다' '4~5명 정도 움직일 것이다'란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 어느 한 분이 '그 사람으로 한 명이 움직이면 많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당을 떠나는)결국 당사자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차기 대선주자들이 의원들의 정치생명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는 "당을 쪼갤 힘을 갖고 있던 사람은 (공천권을 쥐고 있던)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 뿐이었다"며 "(다음총선에서)당선을 시켜줄 수 있는 그런 분이 당을 쪼갤 수 있는데 지금 현역 정치인들 중에서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을 쪼갤 수 있는)압도적인 명분을 갖고 있는 정치인 역시 없다"며 "선택적으로 어느 분이 좀 낫다할 수는 있겠지만 당을 쪼갤 명분을 독점할 수 있는 분은 없고,힘으로 당을 쪼갤 수 있는 분은 없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는 분당가능성은 낮게 전망한 반면 대선주자를 둘러싼 '줄서기'에 대해선 경계심을 보였다. 최 의원은 특정 대선주자를 축으로 소속 의원들이 줄서기를 할 경우 당내 투쟁이 벌어질 수 있고 이것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가지 우려는 있다"며 "줄서기를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줄서기란 다른 쪽 후보를 공격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는 줄서기의 폐해를 경험했고 같은 당내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정말로 처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회창 전 총재 반대편에 있던 한 중진 의원이 욕을 흉하게 했는데 당시 이 전 총재 쪽에선 용서를 하려 했으나 본인이 결국 당을 떠나더라"며 "(줄서기는 결국)서로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게 되는 구도를 만드는 것 같다. 줄서기만 하지 않으면 당이 깨지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