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애국선열들의 피가 낭자한 달일뿐만 아니라 좌우익 격돌의 달로서, 보수우익에게는 대한민국을 지키려 했던 호국의 달이지만, 친북좌익에게는 6.15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연방제를 기도한 적화(赤化)의 신호탄을 쏜 달이기도 하다.
6월 6일은 현충일이고, 그 바로 며칠 뒤인 6월13일은 2002년에 발생한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사망사건 4주년이고, 바로 이틀 뒤인 6월15일은 이른바 6.15 공동선언 6주년이며, 그 열흘 뒤인 6월25일은 6.25동란 발발 56주년이기도 하며, 그 바로 며칠 뒤인 6월29일은 바로 서해교전 4주년이자 전두환 대통령의 후계자 노태우후보가 6.29선언을 통해 국민적 요구인 직선제를 수용한 19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니, 6월이야 말로 우리 한국의 근.현대사에 가장 다사다난하고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호국의 달에 전직 두 대통령 김영삼, 김대중 전직 대통령은 전혀 다른 행보를 선택하였고, 이것은 국민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김영삼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우향우로, 김대중은 평양의 ‘김정일과의 만남’을 강조하는 좌향좌를 선택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6월 8일, 원광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이것은 두 가지 중대한 역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김영삼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대만 등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여러 차례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원광대학에서 처음으로 받았다는 점이다. 또 작년 김대중이 영남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점과 대비하여 이번 학위는 영호남 지역감정의 해소에 일조를 했다는 점이다. 김영삼 명예박사의 기념강연 내용은 다음 세 가지 점에서 기억할 만하다.
첫 번째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고, 두 번째로 최근 민주화에 우후죽순격으로 편승하여 난무하는 정치선동과 포풀리즘이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였으며, 세 번째로 자신의 재임시에 핵을 보유한 북한과의 협상이나 대화를 불용했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후임자는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이점에서 그의 연설은 여러 차례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해 김영삼 대통령은 김대중과는 판이하게 달리, 이번 행사이외에는 비교적 조용히 지내고 있다.
김영삼의 조용한 행보가 국민들의 마음을 다소 편안하게 만드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불안감을 넘어서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원광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는 바로 그날, 프라자호텔에서 350여명의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6.15선언 6주년기념식까지 거창하게 거행했다.
그 뿐 아니다. 김대중은 작년 말부터 갑자기 다시 열차편 평양행을 고집하는 가운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 청와대 핵심 비서관 및 열린우리당의 '친북좌파' 국회의원들과 철도공사 이철 사장까지 평양에 억지로 급파하여 자신의 평양행 열차편을 타진하도록 요청했다. 한밤에 왠 떡이냐? 김정일로서는 직감적으로 “호박이 넝쿨 채 고스란히 굴러온다”고 쾌재(快哉)를 불렀을 것이다.
작년말부터 마카오의 북한거래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서 시작된 부시행정부의 김정일 비자금에 대한 금융제재로 인해 가뜩이나 달러 현찰이 부족하여 아버지(김일성)와 자신의 생일날에 인민들에게 제대로 선물을 하사하지 못함으로써 상할 대로 상한 그의 자존심을 만회할 호기를 맞이했다. 김대중의 방북사절단은 김정일에게는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가뭄에 단비’이자, 링겔주사약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김대중으로부터 돈을 많이 왕창 뜯어낼 수 있는가? 결국 북한 김정일의 협상전략은 김대중의 철도행을 군부가 반대하므로 불가하다는 것을 남한정부에 통고하여 몸이 잔뜩 달게 만들고 그 이후 다시 남북한 협상에 재개한다면 안달이 난 남한정부 협상팀은 북측의 요구조건을 무조건 수락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북측은 이런 협상 쇼를 여러 차례 연출하면서 남측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6월 6일 제주에서 열린 남북한 경협위의 회의에서 북측에 800억원에 해당하는 원자재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김대중의 방북 비용으로 800억원을 북측에 주기로 했는데, 차관형식인지도 불확실하고 열차편인지 항공편인지도 불확실하다.
참으로 한심한 점은 노무현 정부가 “북한군부의 반발 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 북측의 통상수법인 김정일의 대남협상 전술에 이리저리 놀아나면서 남한 물자가 무한정 탕진(蕩盡)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김정일의 인질상태가 되어서 그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대로 물자를 무한정 공급하는 ‘젖소’(물량공급기지)가 되고 있다. 하기야 김정일의 입장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헌납하기로 한 8,000억원의 1/10에 불과하므로 이 정도와 남북한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불해야하는 평화비용이므로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런 보도를 접한 보수우익 애국단체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들의 김대중 방북 반대 운동의 열기는 가히 월드컵 응원 열기 못지않게 서울의 도심지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미 5월 18일, 장충체육관에서 국민행동본부가 초청한 연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을 친북좌경화한 책임자로 김대중을 지목하여 그를 심하게 규탄했으며, 이어서 5월 25일 김대중의 자택 200미터 근처 동교동 삼거리에서 김대중의 방북 저지를 위해 ‘라이트 코리아’가 주체한 길거리 집회가 있었으며, 6월 8일에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호남인의 모임’ 주체로 「김대중 비자금 유출 및 방북 규탄대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으며, 다음날 9일 신촌백화점에서도 애국단체들의 규탄집회가 있었다.
자신의 방북 사안(事案)을 놓고 나라가 좌우익으로 갈라지면서 사분오열되고, 생업에 종사해야할 직장인들이, 심지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아야할 가정주부들까지 길거리에 나와서 김대중의 방북을 저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김대중은 정녕 아는가, 모르는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김대중은 방북행 포기를 선언했을 것이다.
현재까지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 무모한 대북원조로 거대재벌이 공중분해되는 와중에서 그 총수가 자살하였고, 김정일의 핵무장 약속위반으로 한국경수사업인 KEDO의 포기로 그 빚을 한국이 고스란히 더 맡게 되어 나라가 빗더미에 얹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국민의 혈세인 800억이 김정일의 호주머니에 몽땅 들어갈 지경에 처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비판에는 아랑곳 하지않고, “남북한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나 “김정일과의 대화”를 방북의 핑계꺼리로 삼고 있다.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남북연방제라는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서 또 친북좌파의 재집권에만 눈이 먼 그의 진정한 사상과 정체는 무엇인가?
이미 월간조선 전 편집장 조갑제가 쓴 베스트셀러,'김대중의 정체'에서 김대중의 사상과 정체가 만천하에 폭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은 반성하고 자중, 근신하기는커녕 오로지 김정일에 대한 일편단심과 열차편 평양행에 골몰하고 있다. 그의 비상식적이고도 무모한 친북좌익 행각으로 인해 나라가 온통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김대중은 아는가 모르는가? 대부분의 국민들이 반대하는 방북행을 가뜩이나 건강이 좋지 않은 80세가 넘은 고령의 김대중이 기를 쓰고 고집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후안무치라는 것을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평양에 학수고대하는 숨겨둔 애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죽은 김일성이 자신의 묘지에 참배하라고 밤마다 귀신이 되어서 귀찮게 굴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생전에 김일성-김정일에 빚진 것이라도 있단 말인가? 김대중이 평양에서 김정일과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측이 주장하는 높은 단계의 남북연합이나 북측이 주장하는 낮은 단계의 남북연방제는 국민들과 국회에서 전혀 동의도 받지 않았던 김대중 개인의 입장이 담긴 사문서(私文書)일뿐만 아니라 국민과 국회를 속이고 기만했으므로 일종의 사기문서(詐欺文書)로 볼 수 있다.
김대중의 추악한 방북행 기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찹찹하기 이를 데 없다. 오죽하면 김동길 교수는 ‘김대중’ 이름 석 자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말했을까? 어쨌든 김대중의 2차 방북은 어떻게 해서라도 국민의 이름으로 저지되어야 마땅하다. 만약 그가 김정일과의 회담에서 북한 김정일 공산체제의 합법적 승인과 천문학적 대북원조, 남북문제의 자주적 해결 재강조(이것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뜻이다), 남북연방제의 이행합의 등을 한다면 남한사회는 그가 귀국한 이후 남주홍 교수가 우려한 대로, “내란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보수우익의 입장에서 볼 때, 그의 방북행위는 반역행위이자 매국행위이다.
국민저향권(國民抵抗權)은 자연법 사상에 기원을 둔 것으로서 나라가 잘못될 때 당연히 사용하라고 한 것이다. 과거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승만정권의 부정선거에 반발하여 4.19의거를 일으켰으며,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에 반대하여 5.17광주항쟁을 일으켰으며, 노태우의 6.29선언으로부터 직선제를 쟁취한 민주화의 혁혁한 전통을 자랑하지 않는가?
대한민국이 좌우익 내란과 남북연방제-적화의 위기로 갈 수 있는 중대한 길목에서 신음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김대중의 방북 기도를 바라보면서 한국의 내로라는 종교지도자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절간에서 조용히 목탁(木鐸)이나 두드리고, 예배당에서 편히 기도나 하면서 할렐루야나 아멘만 외칠 것인가? 대학의 지성인들은 왜 우두커니 방관만 하고 있는가? 대학의 위기보다도 더 중대한 것이 국가적 위기인 것을 지성인들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김대중의 방북을 둘러싸고 한국사회가 이토록 소용돌이에 쌓여있는데, 이를 수수방관하는 것이 과연 지성인의 바람직한 태도인지를 묻고 싶다.
어떤 희생을 각오하고서라도 김대중의 2차 방북행 기도를 저지하라! 이것이 정체절명의 적화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보수우익에게 주는 특명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