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의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31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만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덕담을 건네면서도 이 같은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오 당선자를 만나기 전 있었던 회의에서도 박 대표는 당직자와 당선자들에게 ‘낮은 자세’를 당부한 바 있다. 


    오 당선자의 방문을 받은 그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 데 불편해 보였지만 10여분 가량 대화를 이어갔다. 박 대표는 지방선거 당선자 중 처음으로 자신을 찾은 오 당선자를 통해 다른 당선자들에게도 지방선거 압승에 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듯했다.

    박 대표는 우선 피습사건으로 9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 병문안을 왔던 오 당선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병원에 있으면서 오 당선자가 진실하다는 것을 더 많이 느꼈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의 친구같은 시장으로 깨끗한 정치를 할 것 같다. 나도 잘 할 수 있도록 빌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소속으로서 서울시장이 어떤 자리인지 강조했다. “(국민들이) 기초의회까지 한나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해줬다. 이제 (오 당선자가) 잘 되는 것도 한나라당 덕분이지만 잘못된 것도 다 한나라당 탓”이라며 “기대가 큰 만큼 겸손한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많은 지지를 받는다는 게 감사할 일이지만 그 자체가 큰 부담일 수 있다.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 시정을 깨끗하게 이끌어 서울시민들이 오 당선자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에 오 당선자는 “큰 표 차이로 이겨서 기쁘지만 걱정이 돼서 잠도 안 오더라. 선거가 끝나고 나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든다”며 “열심히 일해서 국민과 당에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언제가 가장 힘들었느냐는 박 대표의 질문에 “제일 힘들었을 때는 피습사건 당시였다”며 자신을 지원하기 위해 유세를 나왔다가 습격을 받은 박 대표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는 박 대표가 매일 병문안을 와 줘서 감사하는 말에 “한 번씩 다녀와야 마음이 편해져서 그랬다”고도 했다.

    한편 오 당선자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이명박 서울시장과 면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