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이상수 노동부장관이 친기업적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노 대통령,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노동위 3총사’로 불리며 노동운동가의 행보를 걷기도 했던 이 장관은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노조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장관취임식에 앞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과거의 가치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가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의 문제라고 생각해 균형을 잡으려 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던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같은 발언을 하면서 기업과 노조에 대한 변화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때 ‘우리 경제의 저효율 구조가 재벌의 경제력 집중에서 비롯됐다’며 반기업정서를 보였던 그는 “재벌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재벌은 우리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고 가장 중요한 경제 주체다. 재벌이 잘돼야 우리 경제가 잘된다. 고용을 늘리고 경제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노동부 장관의 중요한 목표”라고 역설했다.

    반면 이 장관은 노조를 향해 “과거의 노조는 생계형이었지만 지금은 권력화 됐다. 노동시장도 양극화 되고 대기업은 고용구조가 경직돼 많이 힘들다”며 “대기업 노조가 자신들의 몫에만 관심을 가지면서 이기주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 노조가 양보해야 한다. ‘노조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식의 게임을 하면 안 된다”고 노조의 강성일변도를 비난했다.

    특히 이 장관은 노 대통령과 수 차례 독대를 했었다면서 독대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부부 동반일 때는 기록자가 없으나 (평소에는) 비서관 한 명이 꼭 기록자로 배석해 다 적는다”며 “(대통령을 만난 뒤) 밖에서 엉뚱한 얘기 안 하도록 근거를 남기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노동정책이나 경제 혹은 옛날 얘기도 하고 여론 동향도 전달하는 등 만나면 여러 가지 얘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중산층 이상의 계층과 보수층이 떠났기 때문”이라며 “중산층은 세금문제 등으로 많이 떠났고 과거 지지층 중 일부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으로 갔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자금 회오리에 휘말려 17대 총선에서 출마하지도 못한 채 암울한 시기를 보냈던 이 장관은 이에 대한 서운함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과거에는 대선자금을 수사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했다. 그걸 통해 우리 정치가 깨끗해졌는데 그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대선자금 희생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