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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선배가 한총련 후배들에 쓴 편지

입력 2006-05-13 09:51 수정 2009-05-18 14:51

조선일보 13일자 사회면에 실린 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이 글을 쓴 최홍재(39)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1991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내고 93년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이다. 현재는 자유주의연대의 주축멤버로 뉴라이트 운동에 투신하고 있다.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했던 1987년, 학교 정문 앞에서 우리를 맞아 주는 사람은 언제나 전투경찰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가방을 여지없이 풀어 헤쳤고, 그만큼 우리의 자존(自存)은 뭉개졌습니다. 혹시라도 '○○철학(哲學)'자가 붙은 책이 나오면 그날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경찰서에서 그 책을 구입한 경위에 대해 몇 번이고 반성문을 써야 겨우 돌아 올 수 있었지요.

민주화의 요구는 거대한 것이기도 했지만 이처럼 당시 대학생들에겐 일상생활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학생 대다수는 민주화운동을 지지했고, 민주화 운동을 하는 학생회 대표를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얼마 전 서울대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소식을 들었습니다. 투표율이 낮아 며칠이고 연장투표를 한 후에야 겨우 총학생회를 구성했다는 고려대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선거 때 운동권이 아닌 척 해야 당선권에 든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80년대 학생회가 지지를 받았던 것은 '민주화'라는 일반 학생들의 요구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학생회도 학생들 요구에 충실하면 됩니다. 저는 우리 후배들이 새겨야 하는 세 가지 요구가 취업,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 세계화 준비가 아닐까 합니다. 

취업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줄 압니다. 저는 총학생회가 기업하기 좋은 문화 창출에 기여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도적 민주화가 완성된 지금, 대한민국이 좀더 수준 높은 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 운동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80년 광주의 아픔에 눈물 흘렸던 대학생들, 노동자·농민의 처지에 가슴 아파했던 선배들처럼 후배들의 마음에도 사회적 약자(弱者)에 대한 연대감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끝으로 세계화의 준비입니다. 북한 동포를 비롯해 그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활동 공간을 넓히는 것도 학생들의 요구일 겁니다.

청년·학생은 꿈꾸는 세대입니다. 그들의 꿈이 내일의 모습이고, 그들의 도전이 내일의 동력입니다. 학생회는 이들의 꿈과 도전을 정확히 파악하고,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에 게으르고 80년대 이론이나 강요하고 있으면 한총련 몰락은 필연입니다.

총학생회 후배들, 한총련 후배들. 청춘의 귀한 시간을 자신을 위해, 학생들을 위해 씁시다. 파괴적인 이론에 청춘을 바치지 마십시오. 한때 운동권이었던 선배 머리 숙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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