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 후보가 3일 예비후보 당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판단이 옳았다고 한 발언을 번복하면서 논란을 부추긴 꼴이 됐다.

    오 후보는 이날 밤 ‘서울시장 후보 초청 KBS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아직도 노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느냐”는 한 시민패널의 질문에 “아침에 아주 촉박한 시간에 이뤄진 인터뷰여서 오해가 생겼다”면서 “탄핵이 옳다는 가치판단을 한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탄핵 사유가 충분한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나는 탄핵에 반대했다”며 “충분하지 못한 사유로 탄핵을 했을 때 예상치 못한 역풍이 불어 노 대통령의 주장을 합리화 시켜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당론으로 탄핵이 결정되니 고민이 되더라. 당론에 따르고 행동을 통일하는 것이 조직에 속한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해 탄핵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인터뷰에서 현재 노무현 정부가 임기 말 레임덕 현상에 빠질 가능성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야당은 대통령이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도리에 맞는다고 말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속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오 전 의원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르기 전인 지난달 12일 한 라디오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탄핵에 내용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정치적 역풍 때문에 반대했지만 당론에 따라 투표했다”면서 지금도 판단이 옳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준비 없이 집권해서 상당히 갈팡질팡했고 리더십 위기를 맞으면서 국가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고 판단, 따끔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제는 방향을 많이 선회했고 국정의 안정적 마무리를 위해 적극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강금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오세훈의 분명한 입장 듣고 싶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즉각 오 후보의 분명한 입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 후보 선거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열린당 오영식 의원은 4일 “오 후보의 탄핵 발언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2004년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자기 입장을 듣고 싶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처음엔 대통령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었다면 탄핵 찬성 발언했다가 국민 역풍 맞을 우려 때문에 반대했지만 당론에 따라 찬성표를 던졌다고 발언하고 있다”면서 “이런 태도는 정치를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닌 정치 공학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