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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한다’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측은지심’을 나타냈다.
전 의원은 2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민생관련 6개 법안이 강행처리되기 전 본회의장 앞에서 있었던 열린우리당과 대치 상황을 설명하면서 열린당 소속 한 의원이 “우리는 노 대통령 탈당 시킬 거야. 한나라당 수석당원으로 데리고 가요”라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오만방자를 넘어서 저 콩가루 집안에는 조폭사회에도 있다는 의리조차 없구나 싶었다”고 혀를 찼다.
열린당 의원의 발언을 “진담 같은 농담”이라고 꼬집은 전 의원은 “레임덕 초읽기에 들어간 노 대통령을 입당 시킬 생각도 없지만 ‘참 저 사람들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구 덕에 길가다 지갑주운 식으로 배지를 단 사람들인데…”라고 개탄했다.
전 의원은 이어 6개 법안을 강행처리한 열린당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아무리 야당이 체질이며 운명이라고는 하지만 열린당의 ‘예행연습’은 대단했다”며 “공부는 뒤로 하고 ‘운동’만 열심히 한 그 의원과 그 보좌진이라 ‘날치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그는 “불법시위현장에서 갈고 닦은 솜씨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완력과 욕설로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섰다”며 “열린당이 마음대로 다 해치우는데 한나라당은 도대체 왜 여기 있는지 참담하고 서글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주의의 원칙은 무시한 채 그때그때마다 숟가락 하나들고 밥상만 차려지면 달려드는 민노당만 구색 맞춰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는 본회의장에 출석한 민주당을 향해 “열린당 날치기 2편 엑스트라”라고 비웃으며 불쾌함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절대로 날치기에 동참할 수 없다’던 민주당은 무슨 기막힌 사연이 있기에 그 날치기 시도 와중에 들어와 열린당 날치기 2편에 엑스트라 역까지 맡았느냐”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또한 비판의 화살을 내부로 돌리며 한나라당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날치기를 막아보겠다고 밤샘도 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민노당의 동향을 파악했지만 힘의 숫자 앞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리들에게 또 무력하게 당하고 말았다”며 “과연 이런 상태로 2007년 대선 승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권력을 빼앗긴 당으로서 이보다 더한 수모와 경멸, 고통을 겪어야 한다”며 “그래서 진짜 강하고 무서운 야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한나라당이 여당이 되려면 우선 강인한 야당부터 돼야 한다”고 채찍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