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양천갑)과 추재엽 양천구청장의 갈등이 결국 법정다툼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원 최고위원이 "현직 양천구청장이 지역기업인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요구하고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자, 추 청장이 문제의 기업인을 밝히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

    지난달 28일 추 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원 최고위원의 주장은 '공갈과 협박, 그리고 공작'이라며 "만약 5월 1일까지 이 기업인들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청장은 "등 뒤에서 추악한 비수를 들이대고 있는 한 정치인을 목도했다"며 "한나라당 두 젊은 정치인은 용기의 아름다운 단어 속에 오만과 비열, 추악함과 가증스러운 인면수심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며 원 최고위원과 오경훈 양천을 당원협의회장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불행하게도 이미 1차 공천심사는 3월 16일 끝났고, 공천심사위원들로부터 '추 청장은 너무 버겁고 커버려서 줄 수 없다' 는 것이 두 위원장의 뜻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3월말 지역기업인으로부터 비리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들었다는 원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원 최고위원측은 이에 '고발할테면 해보라'는 입장이다. 원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면) 자연스럽게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 것이며 그러면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원 최고위원만 알고 있다"면서 "법조계에 몸담았던 원 최고위원이 들리는 얘기만 갖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상당부분 근거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 최고위원은) 끝까지 경선을 주장했었지만 추 청장 본인이 자초한 문제들로 인해 경선이 포기됐다"며 "추 청장측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원 최고위원은 같은날 오전 추 청장이 공천결과에 반발, 현직 구의원등 2500여명의 당원과 함께 집단 탈당한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3월말 지역기업인들이 찾아와 '추 청장이 자신들을 비롯한 지역의 기업인들에게 여러 차례 거액의 금품을 요구해 받아갔다'고 증언했다"며 사실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는 진실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원 최고위원은 "비리를 몰랐다면 경선을 실시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비리를 확인한 이상 그럴 수가 없었다"며 추 청장의 공천배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같은 내용으로 추 청장을 만나 비리여부를 물었지만, "부인도 시인도 하지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추 청장은 2일 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