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29일 사설 '한국언론사(史)에 남은 노정권의 언론탄압'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100명의 언론학자와 언론인들이 5년의 작업 끝에 3권으로 된 ‘한국언론 100년사’를 내놓았다. 서정우 편찬위원장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인터넷의 위력이 정부의 홍보정책과 맞물려 교묘하게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라고 했다. 그는 언론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인터넷시대인데 노 정부는 ‘국정 브리핑’ 등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면서 비판적인 신문을 악법으로 규제하는 ‘인터넷시대의 아이러니’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평생을 언론 연구에 바쳐 온 노(老)학자의 무게 실린 진단이다.

    노 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집권하면 메이저신문들을 국유화하겠다”(2002년 8월 1일)라고 하는 등 적대적 언론관을 드러냈다. 취임 직전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판신문 구독 금지’를 선언했고 취임하자 정부 사무실 방문취재 제한 등 ‘취재지침’ 성격의 억압정책을 이어갔다. 민주화를 간판으로 내건 정권이 언론탄압 정권으로 언론사에 기록되는 것은 아이러니다. 서 위원장은 노 정권 주도로 통과된 신문법에 대해 “정권이 바뀌면 폐기될 악법”이라며 “헌법재판관들은 언론 자유를 어떻게 신장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것인지 역사에 물어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중소요가 일어난 나라들은 언론 탄압이 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FM방송의 뉴스보도를 막는 언론법으로 언론을 옥죈 네팔의 갸넨드라 왕은 퇴위를 요구받는 신세다. 비판언론인들에게 지난해 6건의 소송을 걸었던 태국의 탁신 친나왓 총리는 피플파워에 밀려 퇴진했다. 노 대통령은 재임 3년간 민사소송 5건에 정정 또는 반론보도를 자신 명의로 16건, 비서실 명의로 18건을 청구했다. 중국에선 인터넷에 대한 규제와 검열이 심하지만 공무원에게 언론을 공격하게 하거나 최고지도자가 직접 댓글을 다는 일은 없다.

    서 위원장은 “언론은 역사의 초고(草稿)를 쓰는 기관이며 정부가 편집권까지 개입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