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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7일 사설 '과거사 조사에 연 1800억 원 혈세 쓰는 정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이념적 편향과 예산 낭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 위원회는 그동안 접수한 2800여 건 가운데 388건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그제 밝혔다. 그런데 조사 대상이 대부분 아군이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6·25전쟁 전후의 집단학살 사건인 데다 일부는 다른 과거사위원회가 이미 조사를 마친 사건이다. 그래서 편파 및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위원회는 “어느 정도 근거자료가 있고 대표성을 띠는 사건을 우선 골랐다”고 했지만 조사 대상 가운데 국군이나 경찰, 미군이 가해자라는 집단학살 사건이 365건인 반면 인민군이나 빨치산에 의한 학살 사건은 17건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선정 기준과 의도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위원회의 이념적 편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위원장인 송기인 신부는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남과 북이 손잡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다. 위원 15명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이 지명한 다른 위원 7명도 송 위원장과 동색이다. 한국 현대사를 ‘왜곡과 조작’으로 보는 위원이 절반 이상이다. 이들의 조사 방향과 결론이 짐작된다.
중복조사에 따른 인력과 예산 낭비도 심하다. 제주 섯알오름 학살사건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위원회가 이미 조사를 마쳤는데 또 조상 대상에 포함됐다. 경산 코발트 광산 학살사건,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도 그렇다. 정부 산하 16개 과거사위원회가 같은 사건을 이중 삼중으로 조사하니 이런 낭비가 어디 있는가. 진실·화해위 110억 원을 포함해 이들 위원회의 올해 예산만도 1800억 원에 이른다. 과거 헤집기 경쟁에까지 이만큼이나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만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