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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전에서 업체 돈뜬는 '개혁파' 여당의원들

입력 2006-04-21 09:18 | 수정 2006-04-21 10:04
동아일보 21일자 사설 <'개혁파'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협찬금 타령>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열린우리당 의원 33명으로 구성된 ‘e스포츠 &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 게임업체 10여 곳에 각각 3억∼5억 원의 협찬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5∼8월 중 ‘대통령배(杯) 대한민국 e스포츠제전’을 창설해 이들 업체가 개발한 게임을 대회종목으로 쓰겠다며 행사 진행비와 홍보비를 보태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엔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한 각종 e스포츠대회가 어중이떠중이로 널려 있다. 이처럼 난립 상태인 대회를 정부와 국회가 지원하는, 권위 있는 대회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은 있을 수 있다. 업체들도 대회 신설이 건전한 게임문화를 활성화하고 게임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지원한다면서 대부분의 비용을 업체들에 떠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통 이런 행사에는 관련 기업들이 최소한의 필요경비만 대 왔다. 그런데 업체당 3억 원 이상을 요구했다니 오해와 불평을 살 만하지 않은가. e스포츠모임 회장인 정청래 의원은 “주(主) 종목으로 공모할 용의가 있는지 물었지 돈을 내라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업체 입장에선 ‘압력’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풍토상 여당의 조직적 협조 요청을 받은 기업이라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현 정권에서 정부 여당이 각종 행사를 기획하면서 민간업체에 손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며칠 전에는 정보통신부가 자체 운영 중인 정보기술(IT)전시관 개보수(改補修) 및 운영비용의 절반인 21억 원을 삼성전자 등 6개 업체에 떠넘겼다. 재작년에는 청와대의 한 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는 ‘디지털방송 선포식’을 앞두고 재벌기업에 전화를 걸어 행사비 부담을 요구해 말썽을 빚었다.

겉으로는 정경유착 근절, 청탁 배격을 외치면서 뒷전에서는 민간업체에 ‘돈 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게 지금의 여권 사람들이다. 그러고도 개혁파라고 자임하고 도덕성을 내세우며 다른 당의 비리를 성토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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