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졸속 추진' 등을 주장하며 청와대를 향해 직설적 비판을 거듭, 파장을 일으켰던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7일 자신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관계부처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이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386, 재경부, 통상교섭본부 등을 비난한 것으로 처음 보도한 인터넷 매체 '레디앙'에 '견지망월(見指望月.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뜻)을 자초한 나를 자책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에 대해 "할 말이 없고, 이것은 분명히 내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 매체가)진보를 표방했다는 것과, 알고 지내던 편집국장의 양식을 믿고 '비보도'를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술집에서나 할 얘기'를 주변 정황으로 설명한 것은 분명 내 잘못임에 틀림없다"며 "'레디앙'에 실린 문구에 대해서 아무 변명없이 책임을 지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신생 신문으로서 자신을 알리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건 '좌파 선정주의'라고 항의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도 안다"며 "내 책임이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런 보도는 곧 '저런 정신나간 사람을 비서관으로 쓴 대통령'을 향한 비난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며 "대통령께 미안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정 전 비서관은 특히 한미 FTA '졸속 추진' 비판과 관련, "다만 뭔가 조급했고 한건을 올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졌을 뿐"이었다면서 "그것을 대통령의 조급증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부터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며 최근 오마이 뉴스 인터뷰때부터 자신의 발언이 잘못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정 전 비서관은 끝으로 자신의 진의에 대해 "문제는 한미 FTA이며, 정태인의 '정신나간 타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며칠 지속될 내 잘못에 대한 비판을 달게 받아들이겠지만,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보아 달라고 부탁드리며 이왕 시작된 한미 FTA 협상이 충분히 공개되고 토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 매체 '레디앙'은 "비보도 요구를 깼다는 정 전 비서관의 주장은 '레디앙'의 견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정 전비서관의 해명을 직접 듣기 위해 몇 차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레디앙'은 지난달 28일 실시한 정 전 비서관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날 5번째 시리즈 기사를 통해 정 전 비서관이 '외환은행 매각건은 이헌재 사단 작품'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외환은행 불법매각 건은 당시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김석동 감독정책1국장 작품"이라며 "'이헌재 사단'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불행하게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이 최종 사인을 한 것으로 돼있어 지금 조사를 받고 있지만, 이 부위원장은 그때 LG카드 사태를 막느라 외환은행 건은 거의 신경을 못썼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