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열린우리당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첫 대면을 가졌다. 그러나 본선에 갈 경우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임에도 경북중학교 동기동창인 두 후보는 신경전을 펼치기보다 서로 '칭찬하는' 우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진 전 장관과 김 의원은 30일 '진중권의 SBS전망대'에 나란히 출연해 경기지사 예비후보로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서로를 평가했다. 먼저 인터뷰에 등장한 사람은 진 전 장관. 

    진 전 장관은 김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 지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김 의원과 중학교에서 같은 반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주 훌륭한 분"이라며 "80년대 노동운동, 노동환경 개선운동으로 굉장한 성과를 냈다"고 답했다.

    진 전 장관은 이어 자신의 경우와 비교하며 "살아온 길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하여튼 경기도민으로서는 나나 김 의원 (가운데서) 선택한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또 아들 병역 문제와 관련, "나이가 28살인데 이제 부모가 강요한다고 해서 말을 들을 리가 있겠냐"며 자신의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모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꽤 오래전 얘기며 조만간 국적이 회복되면 군대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며느리와 딸도 있어 본인도 심란해하고 (가족) 전부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뒤이어 출연한 김 의원 역시 진 전 장관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진 전 장관과 경기지사를 놓고 겨룰 줄은 몰랐다"면서 "진 전 장관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아주 훌륭한 반도체 전문가로서 삼성에서 많은 업적을 쌓고 정보통신부 장관이 되더라"고 덕담했다.

    김 의원은 "정통부 장관이 될 때도 (진 전 장관에 대한) 문제들이 많이 언론에 보도돼서, 내가 당에다가 이 사람은 정치할 사람이 아닌 훌륭한 엔지니어이므로 문제삼으면 안된다고 변호했었다"며 과거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까지 이사를 와 이제 경쟁을 하게 되니 참으로 묘한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진 전 장관의 아들문제에 대해서도 "검증 과정에서 본인이 정리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감싸주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오래전부터 정치인의 꿈을 키워온 자신의 경우와 비교하며 진 전 장관은 그동안 공인의 길을 가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정리가 잘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 전 장관이 경기지사에 나오려고 본인이 생각했겠느냐"며 "사적인 부분은 본인이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