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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팔려간 북한 여성이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잡혀오자 배를 마구 차 조산을 하게 만들었다”
"메니큐어를 발랐다고 열 손가락을 쇠꼬챙이로 마구 찔러 으깨버렸다"
2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주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민간청문회’에서 탈북자들의 충격적인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외국에서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국내에서 이런 청문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근 5년 사이 입국한 탈북자 문현옥(여 43, 2002년 입국)씨, 김영순(여 67, 2003년 입국)씨, 이현심(여 24, 2003년 입국)씨, 이광철(남 44, 2005년 입국)씨 등 탈북자 네명이 증인으로 나왔다.
청문위원은 제성호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재동 뉴라이트대학생연합대표, 도희윤 뉴라이트전국연합 북한인권특별위원장(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이 맡았다.
1998년 탈북했다가 다음해 강제 북송된 후 함경북도 청진도보위부 구류장에서 1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문현옥씨는 중국에 팔려가는 북한 여성의 비참한 실상을 고발했다. “1997년 우리 마을에서만 13명의 젊은 여성들이 중국에 팔려갔다”며 “한 여성은 남자 3대가 모여사는 집에 팔려갔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셋이 같이 사는 집이었는데 남자 다섯명이 돌아가면서 이 여자를 데리고 잤다. 결국 이 여성은 그걸 못견디고 북한으로 다시 넘어왔다”고 말했다.그는 중국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보위부원들에게 구타를 당해 조산을 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문씨는 “중국에 팔려갔다가 누군가의 밀고 때문에 북한으로 송환된 젊은여성이 있었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잡혀왔는데 돌아오자마자 보위부원들이 배를 마구 차 여자가 하혈을 했다. ‘중국놈 종자를 배에 담아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피를 닦아주려고 해도 감방에는 수건도 걸레도 없었다. 하룻밤 만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보위부원들이 애를 엎어놔 죽였다”고 말했다.
문씨는 “어이없는 이유로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며 “어떤 여자는 손톱에 메니큐어를 칠했다는 이유로 쇠꼬챙이로 손이 으깨지는 일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의사 출신인 이광철씨도 영아살해에 관한 증언을 했다. 그는 “정상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살기가 어려워 내다버리는 판이다. 그래서 장애아가 태어나면 엎어놔 죽인다고 동료 산부인과 의사가 말했다”고 말했다.
2001년 처음 탈북했다가 2002년 베트남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된 경험을 갖고있는 이현심씨는 중국 공안이 저지르는 인권 유린에 대해 고발했다.이씨는 “중국 심양에서 잡혀온 26세의 한 탈북 여성과 감방에 같이 있었다. 이 여자가 ‘북한에 되돌아가지는 않겠다’고 심하게 반발하자 중국 공안이 양 팔을 묶어 세워두고 전기충격기로 고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이 여자는 옷핀을 삼키고 자살 기도를 했다. 입을 벌리며 괴로워하고 있는데 중국 공안이 입에 대변을 닦은 휴지를 물리고 구둣발로 마구 찼다. 그리고 북송을 시켰는데 북한에 도착한지 한시간도 안돼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1970년 김정일 내연녀 성혜림을 안다는 이유만으로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던 김영순씨는 가슴아픈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았다.
김씨는 “남편이 1970년 정치범 혐의를 받아 끌려간 후 이제까지 생사를 모르고 있다. 1970년 요덕수용소에 가족 다섯명과 함께 수용됐다. 들어간 해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굶어죽었다. 아들 하나는 수용소에 들어간지 2년만에 9살 나이로 물에 빠져 죽었다. 또 다른 아들은 89년 탈북을 하려다 발각돼 총살을 당했다. 외동딸은 78년 요덕수용소를 나오면서 자식이 없는 집에 입양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식구 다섯을 잃고 대한민국에 왔다. 이제 속시원히 이런 말이라도 하니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눈물을 흘렸다.두시간여 진행된 청문회가 끝난후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북한 당국의 인권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국연합은 “탈북자 증인들이 오늘 국제 사회를 향해 고발한 북한 인권유린의 실상은 실로 충격적”이라며 “지금도 자유와 생명을 찾아 짐승처럼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을 헤메고 있는 탈북동포들에게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주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에 대해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조용한 외교’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김정일 정권을 향해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