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은 결코 죄인이 아니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3년 만에 월간조선 4월호 인터뷰에서 굳게 닫혔던 그의 생각을 풀어냈다. 이 전 총재는 다시 현실정치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에는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그의 '현실정치불참'과 '국가발전에 기여'라는 두 가지 커다란 명제는 의무와 책임을 확실하게 표출했다는 점에서 과거 기존 정치인, 예컨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전혀 다른 대조를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세 번 대통령에 떨어진 날 심각한 표정으로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뒤 홀연히 영국으로 떠나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더니 그 다음 선거전에 정계은퇴를 번복하고 그동안 보이지 않게 준비운동을 많이 했는지 왕성한(?) 체력으로 다시 4수(修)에 성공, 대한민국 헌법 이념을 뛰어 넘어 초헌법적으로 야릇하게 좌(左)편향으로 대한민국을 이동시켰다.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무엇보다도 '은퇴선언 뒤 정계복귀'라는 도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즉, 번복의 정치인, 변신의 정치인, 말해놓고 실천 안해도 그뿐인 것이 정치인이 지닌 특별한 생리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회창의 나라에 대한 순혈성, 지극히 아름답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묵묵하게 3년여를 지내면서 거목답게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주었고 어떤 마음에서는 국민들의 마음속에 이 전 총재가 다시 한 번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 다소곳이 묻혀있기도 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총재가 “내가 죄인이다, 다 내 잘못이다”라고 표현한 대목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대한민국 유권자의 절반은 이 전 총재가 꿈이었고, 이 전 총재에 의해서 대한민국이 통치되고 발전되며 아름다운 나라가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그래서 이들은 지금도 이 전 총재를 깊은 애정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나는 죄인"이라며 지금도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공개 인터뷰에서 강조하고 있다. 

    이회창 낙선은 전적으로 구태의 한나라당 속성 때문이다

    이 전 총재가 대한민국을 향해 그렸던 그림에는 그의 인품처럼 아름다운 원칙이 감싸고 있었고 대한민국 헌법에 입각한 대법관다운 애국심이 그의 모든 언행으로부터 묻어나왔다. 이 전 총재의 낙선은 이회창 개인 탓이 결코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한나라당의 안주와 대세론의 속성 때문이었다. 이 전 총재가 지닌 나라에 대한 순혈성은 지극히 아름다웠고 지금도 그가 걷고 있는 그 길을 나는 사랑한다.

    작은 키에 굵직한 음성, 매서우리만치 똑바른 길을 가고 있는 그의 눈빛 하나하나가 지금 이 시간에 "만약(If)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복잡한 사고의 편린으로, 아니면 커다란 희망의 속삭임으로, 대한민국을 쳐다보면서 나라사랑에 대한 나의 마음속에 그의 애국혼을 흠뻑 적시고 싶다.

    이회창의 자유주의 담론은 이 시대 시대정신이어야

    이 전 총재의 대통령 꿈은 사라졌어도 그가 뿌린 아름다운 애국혼과 영혼은 국민의 뇌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아름다운 백성들의 소박한 미래로 남아날 날이 있을 것이다. 이 전 총재가 언급한 자유주의에 대한 담론이 나의 가슴을 울먹이게 한다. 어젯밤 어떤 후배와 한잔하면서 그가 내뱉은 말이 기억난다. “애국심, 이 시대에 별로 대단한 것 아니지 않습니까. 애국심이 꼭 필요합니까”라는 말을 들으며 나는 지금도 분노의 강을 건너가고 있다.

    이 전 총재가 쏟아내었던 자유에 대한 진솔한 정의가 나의 심금을 울린다. 그는 월간조선 4월호 인터뷰에서 자유주의를 이렇게 정의한다. “자유주의란 약한 자는 강하게, 강한 자는 더 강하게, 가난한 자는 부자로, 부자는 더욱 부자로 만드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이 전 총재의 드높은 자유의 정치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애국운동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싶어 한다. 나는 이 전 총재의 끝없는 자유에 대한 동경을 그의 정치철학의 근본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렇다. 자유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할뿐더러 국가에도 가장 소중하며 온 세계에 있어서도 가장 소중한 궁극적인 이상일 것이다.

    이 전 총재가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는 화를 푸는 방법에 깊은 동의를 한다. 그는 “화가 나더라도 술로 푸는 것은 안합니다. 젊은 시절에 몇 번해봤는데 깨고나니까 몇 배 더 후회가 되더군요. 더욱이 취중언동에 대한 후회가 겹쳐서 더욱 기분이 나빴습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인터뷰 내용은 바로 어젯밤 나와 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 뱉어냈던 취중언동 때문에 받은 많은 상처와 번민과 후회의 의미를 기억하게 한다.

    영원한 자유인 이회창, 그의 정치철학은 우리의 귀감이다.

    이 전 총재가 표현한 “열악한 평등과 극도의 평균주의에 얽힌 사회정의를 주장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반(反)하는 사고, 좌파적 사고”라고 지적한 말 속에서 영원한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과 대한민국 건국이념을 표출한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강건한 신념을 읽을 수 있었다.

    “대선(大選)을 치르면서 방송 때문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선거의 룰은 공정해야 합니다.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의 보도나 발표 기회가 여야에 공평하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선거입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방송이 공정하게 해줘야 합니다”고 표현한 이 전 총재의 말을 들으며 깊은 번민의 늪으로 빠져드는 아픔이 송곳처럼 나의 심장을 찌른다. 오늘의 애국운동 핵심은 나라사랑이어야 하며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선택하는 데 공영방송이 편향보도를 밥 먹듯이 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바라보며 한없이 통곡하고 싶다. 국민의 혈세를 TV시청료라는 미명 아래 강제징수하면서 공정하지 못한 지극히 편파적인 방송을 발사하는 저 혐오스런 방송 운영자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도 활활 타오르는 그들에 대한 울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항상 법관이었던 이 전 총재에 대한 평가는 진보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수구꼴통'으로, 수구꼴통 좌파들에 의하여 허위 매도되었고 그래서 그를 보는 국민들의 지금 시선은 안타까움으로 가슴은 시리고 저리기만 하다.

    이회창의 건투와 국가명운에 대한 기여를 기대하며

    지금의 애국운동을 폄훼하는 극소수 좌파들의 음성과 모습을 보고 들으면서 살을 에이는 듯한 가슴의 통증을 느끼는 오늘은 내가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는 것처럼 처절한 비운을 느낀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나라사랑의 결실은 있으리라 굳게 믿어마지 않는다. 이 전 총재는 비록 현실정치에서는 떠났어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에 몸을 던지겠다고 한 그 대목을 깊게 읊조리고 싶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함성이 언제쯤 우리의 마음에 달려와 태극기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힘찬 미래를 노래할 것인가.

    이 전 총재가 남긴 말 -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에 내 몸을 던지겠다”고 밝힌 말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그의 건투를 빌어마지 않는다. 비록 그의 나이는 71세지만 그의 모습은 청년과도 같다. 더욱이 애국심에 불타는 그의 활화산은 우리에게 불을 지피기에 충분한 불꽃의 화신(化身)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