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의 선거법 인식 태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8일 정동영 의장을 비롯해 출입기자단 등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려던 당초 계획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상 문제지적 제기로 전격 취소될 조짐을 보이자, 17일 한 핵심 당직자가 “그러길래 뭣하러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질의했느냐”고 다그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직후 열린당은 당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상영하는 프랑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관람을 계획했으나 “선거법상 문제로 의장과의 뮤지컬 관람 일정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당초 열린당은 뮤지컬 관람 계획에 앞서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질의했으며 그 결과 선관위는 ‘선거법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보내왔던 것. 선관위는 기자단 등의 뮤지컬 관람비가 갹출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내세워 선거법상의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뒤, 지방선거 90일 규정을 언급하면서 당과 무관한 ‘제3자에 의한 초청 방식으로 관람하라’고 열린당의 유권해석에 답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선관위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그간 답변이 없다가 관람 일정을 하루 앞두고 이제 와서 선거법상의 문제를 지적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이다. 또 “한나라당은 기자들과 술도 마시는데…”라며 형평성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열린당의 이같은 불만은 오히려 눈살만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미 지난 15일에도 정 의장이 주관하는 ‘교육 양극화 극복을 위한 실업계 고교 간담회’ 당 행사에 참석한 일부 공무원들이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으며 선관위는 정 의장과 김진표 교육부장관(열린당 의원)에 대해서도 ’법을 준수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또 7일에는 행정도시 정책간담회에 국장급 공무원을 대동하려다가 선관위의 제지로 무산된 바 있으며 지난 달에는 열린당의 소위 지방선거용 ‘차출 장관’들도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준수 요청’ 내지는 ‘경고’ 등을 받은 바가 있었던 만큼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날 계획이 취소된 뮤지컬 관람도 애초부터 '보기에 좋지는 않았다‘는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한나라당내 일부 의원들이 북한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한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단체 관람하는 것과 열린당의 프랑스 뮤지컬 관람이 대조를 이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