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연대, 통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소속된 ‘과거사청산범국민위원회(상임집행위원장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 이하 국민위원회)’가 16일 뉴라이트 진영을 향해 ‘우리가 길을 닦아 놓으니 뉴라이트라는 세력이 똥차를 몰고 와 깽판을 친다’는 막말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서 ‘과거사 청산 기구 출범과 향후 과제’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북한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 16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지난달 23일 ‘바른사회시민회의(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과 교수, 이하 바른사회)’가 출범시킨 ‘과거사진상규명모니터링단’에 대해 “과거사 규명에 도움이 안되며 오히려 분탕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토론회 사회를 맡은 박석운 국민위원회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과거 민주세력을 탄압했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설친다”고 주장하며 “우리가 길을 닦아 놓으니까 뉴라이트라는 세력이 똥차를 몰고 와 깽판을 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몸으로 때우려는 훼방꾼들의 얼치기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하기 위해 올바른 과거청산 명분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한 장완익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과거청산위원장)는 “우익이 모니터링을 한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가 해야 한다”며 “친일진상규명위원회 같은 데는 의견이 다른 사람이 참여해 오히려 분탕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인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회가 보수화되고 있다. 뉴라이트가 들고 일어나 과거 청산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은 독재 세력을 변호해 과거 청산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위원회의 이같은 ‘막말’에 대해 바른사회 홍진표 정책실장은 17일 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석운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나만해도 과거 좌파 운동을 한 탓에 감옥을 세번이나 갔다 왔다. 내가 과거 그들을 탄압하던 사람이라는 말이냐”며 “바른사회의 모니터링단 구성원들도 교수나 변호사들이 대부분이지 공안기관에 있던 사람들은 없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말했다. 홍 실장은 “과거사진상규명기구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무언가 일을 잘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깽판’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독선적인 태도가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제성호 대변인(중앙대 법대 교수)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뉴라이트세력이 대한민국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우려를 하는 것 같다. 뉴라이트를 흠집낸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게 아닌데 좌파가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 대변인은 정부주도의 과거사청산 움직임이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에 대해 “과거사 청산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사 청산을 하려면 균형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며 “북한의 대남전략과 영합했던 친북 과거사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인권침해와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일부 세력의 대남간첩활동이 아예 없던 일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전략에 호응해 친북활동을 한 사람들이 많다. 전후 사정은 다 빼 놓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 토론회를 취재했던 데일리NK의 김용훈 기자는 17일 전화통화에서 “사회자인 박석운 집행위원장이 ‘똥차’ 운운하며 막말을 하니 참석자들이 공감을 하는 분위기였다”며 “이날 토론회에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강정구씨도 참석을 했는데 그 말을 듣더니 웃더라”고 전했다.

    바른사회는 지난달 23일 박효종 교수를 단장으로 한 ‘과거사진상규명 모니터링단’을 창단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바 있다. 이들은 ‘기존의 과거사 관련 조사위원회의 경우 인적 규성이 편향돼 사건 조사나 판정에 객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과거사위원회들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사건에 대해 자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검증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