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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은 집권 여당의 실세 의장보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 당대표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 가운데 인지도 측면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여구소는 1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에 의뢰,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주자들의 인지도와 인지호감도를 물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차기 대권 주자들을 펼쳐놓고 ‘아느냐, 모르느냐’를 묻는 인지도 조사에서는 박 대표가 93.2%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86.4%)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는 이명박 서울특별시장(83.3%) 고건 전 국무총리(82.6%) 이해찬 전 국무총리(76.0%) 김근태 열린당 최고위원(67.2%) 손학규 경기도지사(61.8%)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지층 내에서의 호감도를 나타내는 인지호감도 측면에서는 고 전 총리가 73.2%로 가장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표는 59.5%를 얻는데 그쳤으며, 김근태(47.3%) 이명박(43.1%) 정동영(41.9%) 손학규(41.4%) 이해찬(38.6%)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높을수록 인지도와 인지호감도의 격차가 컸으며 인지도가 낮을수록 격차는 작게 나타났지만 고 전 총리의 경우에는 높은 인지도를 보이면서도 인지호감도와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 이는 그가 아직 본격적인 ‘대권 경쟁판’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인지도 72.3%, 인지호감도 63.9%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민만을 조사대상으로 삼았을 때는 인지도 78.9%, 인지호감도 61.7%로 인지도는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인지호감도는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사연은 “강 전 장관의 인지도 72.3%는 대선 주자급 수준”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난 2년 동안의 이 전 총리의 직무수행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잘못한 점이 더 많다’는 부정적 평가가 54.8%로 ‘잘한 점이 더 많다’는 긍정적 평가(32.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전 총리 취임 직후인 2004년 8월 조사에서는 긍정적 평가(39.3%)가 부정평가(30.2%)보다 높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간 야당과 각을 세우는 등 강성 총리의 모습이 유독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노동당 지지층에서도 이 전 총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3·1절 골프’ 파문으로 인한 도덕성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 후임을 묻는 질문에는 중요한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책임형 총리’라는 응답이 49.0%로 절반 가량에 달했으며, 다음으로 행정전반을 원활히 관리할 수 있는 ‘관리형 총리’(23.2%),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립형 총리’(21.0%)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사연은 “참여정부 임기가 아직 2년이 남았고 사회 양극화 해소 등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총리가 돼야 한다는 여론으로 보이며 또 노무현 정부 국정운영의 기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분권형 국정운영과 책임총리제가 정착돼 가면서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 총리가 돼야 한다는 여론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이 34.3%로 열린당(21.7%)과 10% 이상의 차이를 내보이며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민주노동당(8.0%) 민주당(3.3%)이 차지했다. 3주전 조사 때와 비교하면 열린당은 18.4%에서 21.7%로 3.3%P 상승한 반면 한나라당은 37.4%에서 34.3%로 3.1%P 하락해 양 당의 지지도 격차가 12.6%로 좁혀졌다. 열린당은 정동영 당의장 체제가 정착되면서 당내 갈등이 잦아들고 있는 점이 당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과 지방선거 공천잡음이 지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세대별 정당지지 성향을 살펴보면 30대 후반층(35~39세, 열린당 28.4%, 한나라당 26.1%)과 386세대에 속하는 40대 초반층(40~44세, 열린당 29.9% 한나라당 29.9%)이 양 당에 대해 비슷한 지지도를 보였으나, 40대 후반층(45~49세, 열린당 14.2% 한나라당 38.1%)은 전 연령층 가운데서도 열린당의 지지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25.2%(‘잘하고 있다’ 25.2%, ‘잘 못하고 있다’ 62.4%)로 다시 20% 중반대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P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