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고건 고고한 척 하지마라"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14일 고건 전 국무총리가 현재 우리 사회의 위기 원인으로 ‘정치시스템 고장’을 지적한 데 대해 “자신은 고고한 척 밖에 있지만 정치판에 들어오면 똑같은 경험을 갖게 된다”며 적잖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 “마치 자신은 전혀 상관없이 하늘에 있는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고 전 총리을 직격했다. 그는 “모두가 부족한 이 정치시스템의 아픔을 같이 껴안고 이 속에서 보다 나은 정치를 만들어가기위해 서로 격려하고 끌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고 전 총리를 비판한 뒤 “우리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건 전 총리가 끝내 열린우리당과 연계를 안하면 차기 대권 전망이 어둡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치공학적으로 몇 사람이 위에서 만나 뭐 한다고 지지자들이 조조 군사들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정말 이 시대의 흐름을 발견하기 위해서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 전 총리는 지방선거 전에 연합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고, 민주당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이후 전체 정권의 향방을 가르는 과정에서 이합집산이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송 의원은 또 향후 고 전 총리와의 연대 문제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에는 가시화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큰 흐름 속에서 해소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는 정동영 열린당 의장과 고 전 총리의 주말 회동에 대해서는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고 참여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던 고 전 총리 입장에서 아무래도 한나라당하고는 갈 수 없고 범민주개혁세력과 힘을 합치는 주파수 조절의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고 전 총리는 13일 자신의 자문 그룹인 ‘미래와경제 포럼’ 출범식에서 “편가르식 정치공학으로는 위기만 키울 뿐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현 정치시스템은 고장났다”면서 현재의 위기는 자신이 주장해온 '통합적 리더십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