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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정부 시절인 지난 1999년 말, 국가정보원이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가까운 주변 인물들에 대해 광범위한 불법도청을 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대화 내용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12일 검찰관계자와 김은성 당시 2차장(수감 중)의 측근이 “국정원 불법도청사건 수사팀이 도청 실무직원들에게서 ‘DJ의 숨겨진 딸의 존재와 관련한 대화 내용을 도청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이를 수사 기록에 남겼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청 내용은 보고서 형태로 정리돼 하루 7~8건씩 보고되는 것이 관례였으나 당시 대화를 들었던 직원들은 도청한 녹취록 원문을 김 전 차장에게 그대로 전달했으며 김 전 차장 역시 곧바로 이 내용을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임동원(현재 구속집행정지)씨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의 한 측근은 “DJ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소문이 불법도청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과 관련한 소문은 지난 2000년 ‘진승현’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이 국정원 특수사업비를 언급하면서 불거졌으며 당시 김 전 대통령측은 딸의 존재를 부인했다.
한편, 99년말 엄익준 당시 국정원 국내담당 제2차장(2000년 5월 사망)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김 전 대통령 주변인물들에 대한 불법 도청은 약 6개월 동안 실시됐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엄씨가 숨지면서 김 전 차장에게 업무가 넘겨졌다. 이 때 도청 대상이 된 인물 가운데는 김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주장했던 김 모 여인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