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유시민이 그립다”

    최근 열린우리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1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입각한 유시민 의원을 ‘애타게’(?) 갈구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질’ 등 일련의 사태에 대응하는 당 지도부의 모습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 도저히 참지 못하겠는데, 유 의원처럼 특유의 ‘독설’을 퍼부으면서 속 시원하게 나서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 의원의 성추행 파문이라는 ‘호재’는 간 데 없고 오히려 이 총리 골프 파문으로 역공을 당하고 있는 데다가, 역공을 당하는 와중에서도 ‘이 총리의 사퇴냐, 유임이냐’하는 당내 파워게임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현재의 당내 상황을 볼 때, 과연 ‘유 의원이 당에 있었더라면 가능이나 했겠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다.

    특히 당원들은 이런 상황의 원인을 정동영 의장의 대선 가도를 위한 당권 장악 몰입에서 찾으면서 정 의장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장 당 안팎에서는 “창당 초심은 간데없고 정동영 의장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 곧 당의 노선이고 정체성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당원들의 불만은 당내 또 다른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김근태 최고위원에게도 쏟아지고 있다.  2·18 전당대회 내내 정동영 의장으로 대변되는 ‘당권파’의 책임 운운하던 김 최고위원도 어느새 차기 대선에만 초점을 맞춘 듯한 행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의 입장으로서는 새 지도부가 구성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당 운명이 걸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자칫 파열음은 공멸이라는 의식에서 상황만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도 결국은 자신의 대선 행보의 계산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 개혁그룹 진영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이럴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정동영 의장 체제에 대해 파열음을 내는 것은 자칫 당내 분열을 가져와 결국은 당 공멸의 주범으로 또는 당내 경선 불복종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방선거까지는 불만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 당원은 열린당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골프 한 번 치러간 게 어떻게 가슴을 만진 성추행을 덮어버릴 수 있느냐”면서 “주객전도로 모든 것이 덮어버려지는데도 꿈쩍않는 솜 이불속(?) 열린우리당 의원님들은 그 속에서 숨이나 쉬시느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유시민의 그립다. 유 장관은 아마 속 터지는 당원들을 위해 시원한 뒤통수 발언(?) 하나 터뜨렸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이 총리의 골프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의 조기 사과를 요구했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참 열린우리당 당직자 특히 대변인의 한심함에, 정말 이들이 오히려 이 총리보다 먼저 물러나야할 자들이라 느낀다. 제발 정신차리라”고 일련의 사건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치란 분위기고 그 분위기란 언론인데 요새 보면 방송도 다 돌아선 이 때 대야공세는 어느새 수세로 변한 게 다 누구 탓이냐”면서 “이러면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이길 길이 없다. 물고 늘어지는 이빨이 열린우리당에는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유 장관은 8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 당정특위 회의에 참석, "부처에 와 보니 너무 바뻐 일주일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열린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원래 그 자리는 축하 난 꽃이 떨어질 때까지만 좋고 일에 치이게 마련"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총리도 "원래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이 많아 힘든 자리"라고 격려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