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발 빠른 대응에 상당히 놀랬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정치쟁점화 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5·31 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둔 시점에서 터진 이번 사건이 ‘호재’인 것만큼은 분명한데 한나라당의 발빠른 대처에 ‘한 방 먹었다’는 자체 판단에서다. 당장 잇단 추가 의혹 제기는 물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과거 행적까지 끄집어내 ‘한나라당 = 성추행 정당’ 작업을 위해 나섰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열린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지난달 28일 “‘한나라당이 상당히 발빠르게 대응하는구나’하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의혹이 생겼다”면서 한나라당의 사건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 당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야겠구나’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늦게 대응한 면이 있었는데…”라며 향후 이 사건을 정치쟁점화해 대야 총공세에 나설 움직임을 내비쳤다.

    당 대변인인 우상호 의원도 전날(27일) 한나라당의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당부하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리 28일 현안브리핑에서는 “오만한 정당”이라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과거 행적까지 끄집어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우 의원은 “김태환 박계동 곽성문 최연희 의원의 일까지 여러 추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왜 유독 한나라당에서만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오만한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들로부터 과도한 사랑을 받고 정당지지율이 급상승해서 오만과 독선의 극치가 국민을 무시하고 어느 장소에서든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하는 그러한 규범으로, 그러한 모습으로, 그러한 문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여전히 한나라당 내부에 과거 권위주의적인 군사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과거 군사문화시절에 횡행했던 술 문화의 한 유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열린당이 이같이 잇단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대야공세를 강화하면서 정치쟁점화를 위한 안간힘을 쓰고는 있지만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특히 대변인으로써 이번 사건의 ‘한나라당 정치공세’에 앞장서고 있는 우 의원은 지난 2000년 ‘광주 5·18 전야제 386 술파티’ 파문의 당사자로 알려졌던 만큼 성추행 사건을 놓고 한나라당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다른 사람은 다 비난을 해도 우 의원은 그럴 인물이 못 된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당시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한 뒤 광주 시내 한 룸싸롱에서 술을 마시면서 임수경씨에게 “야 X년아, 니가 여기 왜 들어와, 이X의 기집애, 니가 뭔데 이 자리에 낄려고 그래? 미친년.이상한 X이네. 아니 지가 뭔데 거길 들어와, 웃기는 기집애 같으니라고…"하는 등의 욕설을 퍼붓고 추태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이와 함께 연이은 성범죄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판에 집권 여당으로서 근원적인 제도적인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는 않고 단순히 ‘정치쟁점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대한 적잖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당 지도부와 몇몇 의원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방문했을 때도 한 의원은 스님의 덕담에 대해 “(한나라당의) 성추행 사건이 나서 열린당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곤란하다”는 지적도 받기도 했다. 현재의 성추행 사건을 바라보는 집권 여당의 한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