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권주자 가운데 '빅3'로 꼽히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열린우리당 정동영 신임 의장의 '지방권력 심판론'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손 지사는 정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탤런트 신구 씨가 등장하는 CF에 나오는 "너나 걱정하세요"라는 유행어를 인용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손 지사는 20일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 입니다'에 출연, 정 의장의 '이번 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지방권력 10년에 대한 심판'이라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요즘 방송광고 보니까 '너나 걱정하세요'라는 말이 있더라"고 전하며 "얘기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경기도 만큼이나 좀 했으면 좋겠다며 '점잖은' 충고를 덧붙이기도 했다.

    4박 7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첨단기업 투자유치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손 지사는 "(정 의장의) 얘기를 듣고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하나 했다"면서 "해외에 나가서 일자리 만드려고 밤잠 못자고 땀흘리고 왔는데 정부에서 뭘 얼마나 잘했다고 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손 지사는 이어 "한나라당의 지방권력 10년이라고 하는데 지난 번 경기도지사, 지난 번 서울시장을 누가 했느냐"며 따져 묻고 "객관적인 사실도 틀린 정 의장의 주장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정 의장을 압박했다.

    이날 자민련과의 전격 통합을 이룬 한나라당의 타 정파와의 연대문제와 관련, 손 지사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으로 어떤 구도가 나타날 지 지켜봐야한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한나라당 대 반(反) 한나라당 구도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 한나라세력이) 한나라당을 포위하는 구도가 된다면 그것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으로서는 지역·세대·이념 등 모든 면에서 스스로 외연을 넓혀 전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모습을 갖춰야한다"며 자신의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손 지사는 또 "경기도에서 4년간 일하면서, '땀으로 경기도를 적신다'는 처음 공약대로 열심히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며 "이제 또 나라를 위해서 땀을 흘릴 수 있는 채비를 할 것"이라고 대권 도전의지를 표하기도 했다.

    손 지사는 당초 4월에서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이날 발표된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치적인 오해가 없도록 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한 뒤, "선거 끝나고 나서 밥 먹여줄께 하는 약속을 미리 못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좀 더 신중히 결정해야한다"며 6월 방북역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