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정동영, 김근태 씨는 서로 강금실 전 장관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있다고 전한다. 참으로 보기에 딱하고 우스운 일이다. 서울시장 후보로 강금실 전 장관을 상정해놓고 물밑작업, 물윗작업, 물옆작업을 진행하다가 온통 장안의 화제가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한 구애작전으로 집중된다.

    정동영, 김근태 씨는 사태의 본질을 투시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서울시장 가상지지율 제1위였던 강금실 씨가 정동영, 김근태 씨가 서로 구애작전을 하는 동안에 급작스럽게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고 한다. 웬일일까?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당의장 정, 김 두 후보들이 서로서로 강 전 장관을 앞세워 우리 편 우리 편하니 강 전 장관 팬들이 화가 난 것 아닌가? 강 전 장관 팬은 강 전 장관을 좋아하는 것이지, 열린우리당 정, 김 후보 관련 강 전 장관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강금실 전 장관이 정치를 하게 되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과 함께 하는 것이 내 운명이라고 말했다’는 일부 보도와 김근태 씨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강 전 장관 또한 우리당 전당대회 이틀을 앞두고 자신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나는 정, 김 어느 쪽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출마여부에 대해서도 오직 고민 중이고 결정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근태 후보 측근인 우원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주말에 김 후보와 가까운 여성후보가 강 전 장관을 만났는데 “앞으로 정치를 한다면 살아온 내력과 철학, 인간관계를 봤을 때 운명적으로 김근태와 함께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우 의원은 강 전 장관이 전당대회가 끝난 뒤 김 후보와 만나겠다고 전하면서 “정동영 후보는 강 전 장관과 한번 만나 지명직 최고위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 전 장관은 이를 거절했다”면서 “정치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정동영 후보의 한 측근도 정 후보는 강 전 장관에게 최고의원 자격을 제안한 적도 없는데 왜 김 후보 측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강 전 장관과는 매우 깊숙한 얘기까지 오고갔지만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당의장이 된 후 이를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 측 말이 참말인지 헷갈리기만 하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열린우리당 정 후보 측와 김 후보 측에서 강금실 전 장관을 놓고 시소 환심게임을 벌이는 모습이 점입가경이다. 보도대로라면 집권당의 당수가 되려는 분들이나 그 측근들이 고작해야 서울시장 후보나 최고위원지명을 미끼(?)로 삼아 강금실 전 장관을 놓고 스카우트(?)전을 벌이는 모습 같은데 국민들 보기에는 두 후보 측들이 벌이고 있는 당의장 경쟁태도가 모두 그렇게 썩 아름답지 못하게 보인다. 더욱이 강금실 전 장관이 정동영, 김근태 후보의 그 어느 쪽도 아니라는 확실한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 측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정, 김 후보는 대권을 전제로 보이지 않는 암투 때문에 정, 김 후보의 인격에 손상이 가지 않을까 무척 걱정스럽다. 대통령을 꿈꾸는 분들이 인기 있는 전 법무장관인 강금실 씨를 가운데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은 어쩌면 한국정치의 부끄러운 한계를 보는 것 같아 민망스럽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다. 정정당당하게 자기의 비젼과 어젠다를 설정하여 전당대회에 임해 당의장이 되어 강 전 장관을 모셔(?)오는 절차를 밟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을까? 또 정, 김 후보가 과연 차기집권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에도 유능하고 인기 있는 여성의원들이 많지 않은가?
    자기 당에서 서울시장도 자급자족할 수 있지 않은가?
    박영선 의원, 한명숙 의원 같은 분들도 경쟁력 있는 대항마들이 아닌가?
    당인(黨人)은 자기당의 인재를 키울 수 있어야 하고 또 키워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하필이면 이쪽저쪽(정 쪽, 김 쪽)도 아니라고 선언하며 싫다는 강금실 전 장관을 화제에 올려가며 샅바싸움을 하는지 도저히 국민들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핵심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만약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그 원인분석에 맞는 당의 정책대안을 수립하여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의장 후보인 정, 김 후보가 일차적으로 해결해야 할 명제가 아닐까?

    예상컨대 정, 김 두 분 중에서 당의장이 되실 텐데 당의장이 되시고 난 후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폭넓은 인재영입에 나서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급선무일 것이다. 지금 당장 문제의 해결은 먼 곳에서 코드가 맞는 인기 있는 사람을 끌어다가 자기편으로 만들어 영입 지지기반만을 넓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대통령 꿈을 갖는 사람들은 거시적으로 자기의 '파이'를 넓힐 수 있도록 대통령 리더십도 함께 공부하는 것이 2007 대선에 임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