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부산아시아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등에서 남한에 파견돼 화제를 뿌렸던 북한의 미녀응원단 일부가 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최근 대흥수용소에서 풀려나 중국으로 탈출한 한 탈북자는 "작년 11월 쯤 수용소에 21명의 젊은 여자들이 수감됐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이들은 모두 남한에 응원단으로 다녀온 사람들이었다"고 전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현지에서 들은 얘기로는 이들이 남한에서 보고 들은 것을 일절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어겼다는 것"이라고 수감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주로 경제범들을 수감하는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지구의 대흥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탈북자는 "미녀응원단은 출신성분이 좋은 대학생이나 선전대, 음악대학 학생들로 구성됐다"며 "이들은 남한으로 떠나기 전에 국가안전보위부에 서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약내용은 '적지(敵地)에 가면 장군님의 전사답게 싸운다' '돌아와서는 남조선에게 보고들은 것을 일절 발설하지 않겠다' '이를 어기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다.

    북한 미녀응원단의 수용소 수감 소식에 네티즌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보도를 접한 네티즌 'unrealq'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게시판을 통해 "'적지'라는말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다"며 "저런 북한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tomybest1'는 지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북한 응원단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남북정상회담 장면의 현수막이 비를 맞고 있다며 강력히 항의했던 당시 상황을 들며 "김정일 사진 끌어안고 비에 젖는다고 오열하더니 결국 수용소 행이냐"며 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 'physeo'는 "북한 미녀응원단은 그냥 순수한 응원단이 아니라 오직 김정일을 위한 소위 선전 선동 일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알린 것"이라며 북한의 속내를 확실히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사람의 증언을 가지고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rstar123')"며 신중론을 펴는 네티즌도 있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는 김정일의 직접 통제하에 있는 비밀경찰기구로 김일성 부자의 독재체제 유지를 목적으로 대주민 사찰이 주요활동이다. 이 기구는 아무런 법적 절차도 밟지 않고 용의자를 구속하고, 재판 없이 처단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은 2002년 9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270명)를 시작으로 2003년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306명), 2005년 9월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124명) 등에 미녀응원단을 대거 파견해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