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활발해진 행보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최근 한나라당 소속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출판기념회에 자주 등장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최대조직인 충청향우회 정례총회에 대선패배 이후 3년만에 모습을 드러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날 향우회 행사에서 이 전 총재는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그리고 총무처장관 서울특별시장을 지낸 김용래 신임 충청향우회 회장 등과 함께 헤드테이블에서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총재의 이날 행보는 2002년 대선정국에서 '20만달러 수수설'을 퍼뜨린 설훈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법원의 허위사실유포 판결이 내려진 시점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비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 전 총재는 "김대중 정권 이후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친북좌파 세력이 득세해 나라안이 분열과 갈등으로 뒤범벅 됐다"는 강도높은 정치적 발언을 해 '정계복귀' 관측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날 향우회 행사에 참석한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정치권의 이같은 관심에 "한나라당 내에서 이번 지방선거도 중요하지만 2007년 대선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와 대선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다. 또 다른 참석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참석이 "매우 의외였다"는 반응을 전했다.

    또 이 전 총재를 지지하는 모임인 '창사랑' 대표를 지낸 백승홍 전 의원 역시 "(이 전 총재가) 이제는 할말도 하고, 국가기반을 흔드는 정부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내야한다"며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말했다. 대구광역시장 출마(무소속)를 선언한 백 전 의원은 이 전 총재에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지난 8일 이 모임 대표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최측근인 이종구 전 언론특보는 1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재의 충청향우회 참석은 향우회측의 간곡한 부탁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회장 이취임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 고문자격으로 참석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사말에서도 정치에 관한 언급은 없었으며 덕담 수준의 격려만 전했다. (향우회 참석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