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단아’ 고진화 의원이 13일 또다시 당 입장과 정반대되는 ‘소신 발언’을 했다. 고 의원은 이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DJ 4월 방북’에 대해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북풍(新北風)’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향해 “우물 안 개구리들의 합창”이라고 비꼬았다.

    고 의원은 “한나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북풍(北風)이라며 폄하하고 지방선거용 바람몰이가 아니냐는 비난을 하고 있다”며 “모든 정국현안을 선거라는 우물에 가둬 놓고 수십 년째 고여 있는 그 우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들의 합창을 보는 듯하다”고 성토했다.

    고 의원은 “한나라당은 냉전적 낡은 관념 속에 머물러 있으며 통일과 평화를 위한 연대를 주도적으로 이끈다거나 정책적 대안제시를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면 북한도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줘야 한다는 획일적인 상호주의의 틀 속에서 평화구상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북풍과 시기상의 문제제기로 방북의 본질을 벗어난 논쟁에 이끌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대북정보의 공유와 국민적 공감대속에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질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당 지지율 계산속에 통일의 비전과 전망을 국민과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통일과 평화 문제에 있어서 정치권은 여야 모두 우물 안 개구리인 셈이다. 큰 그림을 그릴 구상은 없고 어떤 붓을 쓰느냐 에만 관심이 있다”며 “선거라는 좁은 우물에서는 민족의 통일과 동북아시아 평화라는 밝고 넓은 세상을 볼 수 없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또한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고령에 신장투석을 받고 있어 장거리 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몸이면서도 평양으로 가겠다고 밝혔다”며 “평화를 제도화시키고자 노구의 몸을 던지는 그의 모습에서 민족통일을 위해 몸바친 김구·장준하 선생의 그림자가 느껴진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에게만 그 짐을 맡기거나 그의 역할에 대해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는 치졸한 정쟁을 걷어내고 국회의원 모두가 통일을 위한 심부름꾼이 돼야 한다”며 “당을 초월해 여야 의원들이 모두 통일을 위한 심부름꾼이 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남북연합의 실현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확보, 남북경제 공동체의 추진을 위한 진일보적 남북경제 협력방안, 6자회담의 정례화를 통한 평화협정 체제의 구축, 남북정상회담, 국회 회담, 정부당국자 회담의 정례화 등을 실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당을 뛰어넘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만나 정략적 논쟁으로 DJ방북의 의미가 축소·왜곡되지 않도록 요구하겠다”며 “젊은 의원들이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남북통일 열망과 바람에 대한 생각을 전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자신의 제안에 대해 의견을 같이할 당내 의원으로 고 의원은 소장파 원희룡 최고위원 등을 꼽으며 “의논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 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 내용을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질문 통일외교통상부문 질의자로 나서 발언할 예정이었지만 당 지도부로부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