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갑제 기자나 지만원 박사 같은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극우파라고 불리는 것을 많이 본다. 일단 이들을 극우로 봐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조금 나중에 생각해 보고 지금 내가 제시하는 의문부터 먼저 생각해 보자.

    그런데 의아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좀처럼 ‘극좌파’라는 말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면 ‘극우파’라는 표현은 참으로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심지어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조갑제 기자나 지만원 박사 같은 이들을 극우파라고 공격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극우파가 있다면 극좌파는?

    우리는 여기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는 ‘극좌파’는 없을까? 극우파가 있으면 극좌파가 있기 마련이다. 극우파가 가장 미워하는 대상이 극좌파이고, 극좌파가 가장 미워하는 것이 극우파이다. 극우파는 극좌파를 가장 먼저 제거하려 하고 극좌파는 당연히 극우파를 가장 먼저 제거하려 한다.

    극우파는 극좌들이 우리를 제거하려 하기 때문에 그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극좌파들은 극우들이 우리를 제거하려 하기 때문에 그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이유를 주로 든다. 두 세력의 대표적 공통점은 이렇다.

    ① 자신을 ‘선’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상대를 죄인으로 몰아 붙인다. 폭력사용 시 그것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② 집단주의적이다. 집단을 위해 소수나 개인이 희생되어도 무방하다고 본다. 특히 극우세력은 강한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을 갖기도 한다. 또한 자신들만이 대다수의 국민들을 대변한다고 믿는 경우도 종종 있다.

    ③ 자신의 의견을 반대하거나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사람에 대해 깊은 앙심을 품고 있다. 앙심을 품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어렵다. 툭하면 화를 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앙심품고 있는 이들과는 자칫하면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결국은 서로 치고 받는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는 서로 앙심을 쌓게 된다.

    한국에도 극좌파가 있다

    상식적으로 전 국민의 이념 분포를 좌파에서 우파까지 1에서 10으로 나눠 보자. 그렇다면 당연히 1이나 2 이하가 나올 사람들이 있게 된다. 반면 당연히 우파에서도 9나 10이 나올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1이나 10의 이념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무작정 극좌-극우라고 할 수는 없다.

    극좌, 극우란 범주 안에 사람을 밀어넣으려면 적어도 위에서 규정된 극좌-극우의 공통점에 그 사람의 속성이 상당부분 일치해야 한다. 내가 볼 때 위의 규정을 놓고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는 세칭 ‘극우파’ 못지 않게 ‘극좌파’ 역시 엄청나게 많다.

    당장 대표적으로 우리 사회에는 강남 혐오증 환자들이 매우 많다. 그들의 논리를 가만 들어보고 나는 그들 가운데 극좌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아마 우리가 폭력을 행사한 바도 없는데 왜 우리를 극좌파라고 하느냐고 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장 ‘죽창’만 안 들었을 뿐이지 극좌파들과 똑같은 논리를 주장하는 이들을 극좌파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가령 강남 혐오증 환자들은 흔히 이런 주장을 한다.

    ① 소수의 강남인들이 다수의 국민들을 무시한다.

    ② 소수의 강남인들이 지나치게 많은 권력과 부를 누린다.

    ③ 자신들만이 국민 절대 다수를 대변하는 양 주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들이 국민 절대 다수를 대변하므로 곧 선이고 옳다고 주장한다. 대중의 주장이 곧 선이고 정의라는 식의 발상이다.

    나는 이런 강남 혐오증 환자 가운데 내가 앞서 거명한 파시스트의 특징에 부합되는 면이 많은 이는 바로 극좌파로 보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따져보니 비로소 정상적인 사회구성이 이루어졌다. 극우파로 지칭되는 사람들이 있는만큼 극좌파로 지칭되는 사람들의 집단이 대칭을 이룬 것이다.

    극좌파로 의심가는 자들의 행태

    그동안 우리 온건 보수 사회에서는 이런 극좌파들을 극좌파라고 부르지 않았다. 어쩌면 나 역시도 극좌파의 존재를 잊고 살아왔다. 우리의 굴곡진 과거사 속에서 피해입은 사람들이 원한을 가질 수도 있고 될 수 있는 한 이해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늘 우리 보수사회가 우리 스스로의 문제점을 수정해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의 극좌파들은 이런 호의를 악용하고 있다. 이들은 애초부터 가진 자를 증오하고 자신들의 이권을 파먹을 의도로 집요하게 보수사회를 비난해 대고 한나라당을 강남 부자들의 이권만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몰아세운다.

    1000만 지지자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을 강남당으로 몰아세우는 이면에는 한나라당을 제거하고 자신들이 권력을 잡아 배를 채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당장 강남 혐오증을 선동하면 부와 출세에 굶주린 군중들이 벌떼처럼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속성 가운데 주의깊게 봐야 할 것은 엄청난 권력욕과 보복욕이다. 이들은 성격 상 자신이 피해를 봤다 싶으면, 그리고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 싶으면 반드시 강한 보복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세력들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자신의 이권을 위해 언행을 잘 바꾼다.

    내 주변에는 입을 열 때마다 강남을 욕해대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정치인이 강남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강남과 화해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가 이번에는 다시 강남 혐오증 선동에 가세한 인물이 있다. 한마디로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 오락가락 하는 인간형인 것이다.

    이런 이들은 자신과 함께 참여정부의 집권에 기여한 사람들도 비난해댄다. 한마디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사람에게는 박수를 치고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거나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무조건 깎아내리는 것이다. 이런 언행은 결국 권력욕과 재물욕, 그 욕망이 이뤄지지 않는데서 오는 열등감과 피해의식, 욕구불만에서 나오는 것이다.

    보수세력이 힘 합쳐 극좌파 제압하자

    이제 우리 보수세력들은 힘을 합쳐 극좌파를 제압해야 한다. 이들을 제압하지 못하면 이들의 선동에 의해 더 많은 극좌파와 동조세력이 생겨난다.

    소수의 강남인들이 다수의 국민들을 무시한다고 선동한다. 정작 이들이 강남인을 얼마나 만나봤겠는가. 강남구에 사는 서울시민은 무려 50만 이상에 달한다. 강남인들이 다수의 국민들을 무시한다는 선동은 소수의 유태인이 다수의 게르만 민족을 무시하고 수탈한다는 식의 나치식 발상과 유사하다.

    그리고 강남 혐오증 환자들은 소수의 강남인들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엄청난 권력과 쾌락을 누리고 있다며 그것이 ‘너무 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누리고 있는만큼 내놓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부패와 같은 각종 문제점에 대한 대중의 불만에 붙어 기생하는데 이런 식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붙들고 늘어지면서 정작 현실적인 해결대안보다는 앙심 보복을 내놓는다. 한마디로 강남인들이 너무 많이 갖고 있는데 비해 내놓는 것은 없으니 강제로 세금을 왕창 올려 가진 재산을 뜯어 내야 한다는 식이다.

    그리고는 이런 행위에 ‘개혁’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이런 게 개혁인가? 아니다. 이것은 ‘뜯어먹기’다. 이들 가운데는 ‘쓰레기 같은 강남 주민들을 좀 뜯어먹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한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쓰레기 같은 유태인들을 수용소로 보내 가스로 죽여버린 히틀러의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
    이들은 이들의 논리가 사회주의 논리이며 자유시장원칙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 대개 이런 반응을 보인다. 물론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진보좌파들도 이런 경향을 보일 때가 많다.

    ① 우파니 좌파니 하는 이념 구분은 낡은 것이다. 행복하게 살자고 제도를 만드는 데 좌파니 우파니 하는 것이 무슨 의미냐.

    ② ‘왜 남을 빨갱이로 모느냐?’라며 화를 낸다. 화를 내며 협박을 하고 감정싸움으로 상황을 반전시켜 상대의 말문을 막는다.

    ③ 반미면 어떠냐. 미국은 제국주의 침략자이며 이 땅의 강남 수구 숭미 반 개혁 반 통일 기득권 세력들과 결탁해 민중의 등골을 빨아먹은 세력이다. 그러나 반미를 아무리 해도 어차피 미국은 미군 철수도 안 할 것이고 우리에게 불이익을 제대로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반미를 해도 상관없다. 설령 미국에게 불이익을 받아도 가진 자들이 받는 것이므로 상관없다.

    흔히 극좌와 극우는 통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극좌와 극우가 결국 앙심 품은 세력이며 권력욕과 재물욕, 복수심에 광분해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선은 정반대일지라도 의사를 관철하는 방식은 비슷하며 바로 그런 특성 때문에 극우파들이 극좌파로, 극좌파들이 극우파로 얼마든지 전향하는 것이다.

    이제 보수인들은 이런 극좌파들을 ‘극좌파’라고 분명히 지칭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극우파가 있다면 극좌파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까지 우리 온건 보수인들은 극좌파를 극좌파로 부르는 대신 표현을 좀 순화시켜 사용해왔다.

    ‘왜 우리를 빨갱이로 모느냐’는 역공을 받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 보수사회의 경우 과거 80년대에 안보를 정권방어에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파시스트를 파시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작년 12월 2일 데일리서프라이즈 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이 극좌세력만 대변하면 결국 망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물론 전교조를 극좌파라고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전교조를 ‘과격한 구좌파’라고 공격한 바 있다.

    한국의 진보세력 가운데는 분명히 파시스트 집단이 존재한다. 바로 그들이 극좌파이며 우리 보수인들은 ‘정의와 개혁, 민중’을 내걸어 놓고 실제로는 전체주의 발상을 한국 사회 전체에 확산시키는 그들 극좌파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극좌파라고 해서 반드시 현재 ‘죽창’을 든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왔다고 믿으면 얼마든지 ‘죽창’을 들고 거리로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