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증거인멸 및 핵심 증거 누락 논란법조계 "수사 견제 장치 없는 폐지 안 돼"정성호도 "피해자 보호 대안 있나"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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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장윤기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5월5일 광주 광산구의 한 고등학교 앞 대로변 인도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있다. ⓒ뉴시스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피의자 장윤기를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경찰은 장윤기를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성범죄 목적 정황을 보강하고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여기에 장윤기 부친이 현직 경찰 간부 신분으로 핵심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과 함께, 초동수사팀이 범행 동기와 관련된 증거 확보에 미흡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이처럼 수사기관 내부의 부실·유착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서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될 경우, 강력범죄의 실체 규명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외부 통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 검찰. ⓒ뉴데일리DB
◆ 경찰은 단순살인 송치 … 檢 보완수사로 강간살인 적용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진희)는 지난달 2일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앞서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송치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에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해당 사건은 경찰 수사의 허점과 내부 통제 문제까지 드러낸 사례로 번지고 있다. 검찰은 당시 수사를 담당한 광주 광산경찰서와 수사팀장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수사 무마나 정보 유출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초동수사팀은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압수수색하고도 일부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야 차량 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등이 뒤늦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광주경찰청은 초동수사를 맡았던 수사팀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도 특별수사팀을 확대하고 광주청 지휘라인을 배제하는 등 자체 수사에 나섰다.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장윤기 사건은 수사기관 간 견제 장치의 필요성을 둘러싼 쟁점으로 떠올랐다.해당 사건처럼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핵심 증거가 누락되고 수사 담당자와 피의자 가족 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 경우, 경찰 수사를 누가 다시 걸러낼 수 있느냐는 우려다.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장윤기 사건을 두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드러냈다. 경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증거와 성범죄 의도가 검찰 보완수사 단계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정 장관은 앞서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와 관련해서도 범죄 피해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할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 ▲ 검찰. ⓒ뉴데일리DB
◆ 법조계 "보완수사 빠진 기소, 피해자 보호 공백 우려"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단순한 검찰 권한 축소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핵심 증거가 누락되거나 적용 죄명이 달라질 수 있는 경우, 검찰이 사건을 다시 점검하는 기능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것이다.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핵심 증거 확보가 미진했던 사건은 검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죄명과 형량 판단 자체가 달라질 수 있었다"며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만 앞세워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면 부실수사를 통제할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정치권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 재검토 요구가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장윤기 사건을 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가 아니었다면 사건의 진상이 영영 은폐되었을지도 모른다"며 "경찰에게는 수사권 독점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미애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이번 장윤기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단순 살인 혐의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에 대해 "기소는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데 수사 내용이 부실하면 이를 보완하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보완수사가 있어야 기소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장 교수는 해당 논의의 배경이 된 수사·기소 분리 원칙 자체에 대해서도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말 자체가 보편화된 원칙이 아니다"며 "수사와 무관하게 기소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그는 "실제로 범죄자가 맞는데 수사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보완수사를 하지 못한다면 결국 범죄자를 도와주고 피해자를 억울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기소를 적절하게 판단할 법률 전문성을 갖춘 기관은 검찰"이라며 "법원에서 유죄 입증에 필요한 핵심 증거가 무엇인지, 보강 증거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역할은 검찰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장윤기 사건은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검찰개혁의 구호만으로 정리될 수 없는 사안임을 보여준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드러난 법률적 흠결을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지에 대한 대안 없이 보완수사권부터 폐지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피해자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