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니그로폰테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2일 알 카에다와 이란, 북한을 미국의 3대 우려세력으로 지목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은 `사실인 듯(probably true)'하다"고 말했다. 

    니그로폰테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 증언을 통해 "북한은 이들 무기를 해외에 확산하겠다고 위협해왔다"며 "따라서 북한은 이란과 마찬가지로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에 팔고 있을 뿐 아니라 탄도탄 미사일을 중동 여러 나라에 판매함으로써 이 지역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면서 "북한은 마약 등 밀수품뿐 아니라 미 달러화도 위조, 해외에 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 정보기관의 최우선 우려대상은 알 카에다 테러망이며 이란과 북한의 핵활동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보국(CIA)을 비롯, 미국내 15개 각급 정보기관을 총괄 조정하는 니그로폰테 국장이 정보위에 출석, 공개증언한 것은 지난해 4월 국가정보국 출범 이래 처음이다. 니그로폰테는 "이란이 아직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해 핵미사일을 완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과 이란간 핵무기 협력 가능성을 지적했다. 

    북한의 핵무기 추구 목적과 관련해선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과 한국군을 억지하고, 정권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길,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 나라 위신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의 핵무기 포기 전망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북한 정치.군사 엘리트층에 조직화된 반체제 세력이 존재한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상황과 관련, 민간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수니파의 태도가 관건이며, 수니파의 '불만' 여부가 저항세력의 활동과 관련돼 있다면서 수니파를 포함한 광범위한 거국 내각이 출범한다해도 저항세력의 활동이 완화되려면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베네수엘라가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과 유대 강화를 추진해왔다"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란은 물론 소량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믿어지는 북한과도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관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베네수엘라는 3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란을 지원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왔으나 북한과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차베스 같은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남미에서 선거를 통해 부상하는 현실은 걱정스런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군 장교들로부터 국가비밀정보를 빼내 미 국방부로 넘긴 혐의로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대사관 소속 해군무관 존 코레아를 추방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