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결국 ‘사학법 무효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조한 이재오 의원을 선택했다.

    한나라당은 12일 국회에서 실시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총 1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오·이방호 후보조(기호2번)가 72표를 얻어 50표 득표에 그친 김무성·고흥길 후보(기호1번)를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선출됐다.(무효 1표)

    이 같은 결과는 강경일변도를 걷고 있는 사학법 무효 장외투쟁 방식의 변화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 향후 병행투쟁으로의 선회로 막혀 있는 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후 “매우 어려운 시기인 만큼 당을 안정되게 만들어야 대여투쟁도 가능하다”며 “크고 작은 일들을 박근혜 대표와 상의해 과거 어느 체제보다 화목하고 단합된 당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자신이 당내에서 ‘반박(反朴)·친이(親李)’인사로 분류되며 그에 따른 박 대표와의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박 대표와 손발을 잘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6개월 정도 남았는데 박 대표와 갈등을 빚지 않을까 염려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며 “같은 당의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협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정권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재오 잘한다고 해서 뽑아줬더니 (박 대표와) 싸운다고 하면 나를 정치인으로 보겠느냐”며 “원내대표를 맡은 이상 대소사를 박 대표와 충분히 논의하겠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갈등 빚고 그로 인해 대선후보가 조기에 불거지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을 한나라당에 묶어둬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모든 분들이 국민들 앞에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권주자의 공정한 경쟁 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한 ‘병행투쟁론’으로 김무성·고흥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여투쟁의 강도가 약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강한 대여투쟁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현재 처한 한나라당의 상황을 타개하는데 이 한 몸 받치겠다”며 지난 시절 대여강경투쟁을 주도했던 자신의 이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야당은 무작정 투쟁해서도 안 되고 협상을 구걸해서도 안 된다”며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고 눈높이를 맞춰 나간다면 2007년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한 “대소사를 의원들과 상의하는 철저한 민주주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 다른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과 아량을 갖겠다”며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뒤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이방호 신임 정책위의장은 “협상도 두려워하지 않는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겠다”며 “박 대표를 정점으로 해서 원내대표와 삼각편대를 이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당 원내대표 선거에 가장 먼저 출마의사를 밝힐 정도로 원내대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김무성 의원은 투표결과 22표의 큰 차이로 패배하자 “현재 이 시점에서 이 의원이 더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 누구보다 선두에 서서 이재오·이방호 체제를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에는 소속 의원 총 127명 중 123명이 참석, 96.85%의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이번 선거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이목이 집중됐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