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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이 결국 박근혜 대표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표의 사학법 투쟁에 대해 ‘이념 병(病)’이라고 직격탄까지 날리며 박 대표의 강경투쟁 방침에 제동을 걸어왔던 원 최고위원이 5일 공식회의석상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이로써 ‘사학법 투쟁방법론’을 둘러싼 당내 싸움은 박 대표의 ‘한판승’으로 끝났다.
원 최고위원의 공개사과로 당내 ‘병행투쟁론’ 등 장외투쟁에 대한 회의론은 급격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박 대표의 강경투쟁 방침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학법 무효투쟁에 대권주자로서의 정치생명력까지 걸고 있는 박 대표의 당내 위상은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원 최고위원의 ‘이념 병(病)’ 발언에 박 대표가 공개적인 질타를 한 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1시간 30분 동안 ‘원희룡 대 당 지도부’, 흡사 ‘1대14’로 붙는 싸움처럼 시종일관 ‘험악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 분위기를 보여주듯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의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붉게 상기돼 있었다. 특히 원 최고위원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할말 없다”는 말만 할 뿐 굳은 표정으로 황급히 당사를 떠났다.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당 지도부의 질타가 이어지자 원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은 참석하지 못했던 지난번 의총(구랍 28일) 직후 동시에 이뤄졌던 것”이라며 “시차적인 문제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당에 손상을 주었다면 죄송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어 의총을 포함한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적극 협조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원 최고위원은 또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방식에 대한 자신의 소신은 굽히지 않았지만 ‘당내 소수 의견일 뿐’이라고 한발 더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원 최고위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일단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노기를 가라앉히지 않았다. 그러자 회의가 끝난 직후 원 최고위원이 박 대표의 방으로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했고 박 대표는 “앞으로 당의 이념과 노선에 대해 잘 해나가자”라는 말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대전(大戰)’이 끝난 뒤 이정현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당의 입장에서 명쾌하고 유쾌하게 결론이 났다”며 “이제 한나라당의 사학법 투쟁은 더욱 가열차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소한인 오늘 한나라당은 좀 시끄러웠지만 봄맞이 대청소를 한 것”이라고 평했다. 사학법 장외투쟁의 당내 ‘걸림돌’이었던 원 최고위원도 ‘꼬리를 내린’만큼 한나라당의 사학법 강경 투쟁은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