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오(獨傲) 선생 노무현 대통령, 청하(靑下) 선생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퇴오(退吳) 선생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 향북(向北) 선생 이종석 NSC 사무차장, 지천(地天) 선생 이상수 전 의원.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1․2개각’을 단행한 노 대통령과 4개 부처 신임 장관 내정자들에게 붙여준 ‘아호’다. 이 대변인은 3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각의 문제점을 신임 장관 내정자들에게 아호를 붙여가며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우선 산업자원부 장관에 낙점 된 열린당 정세균 의장을 지적한 뒤 “이름 그대로 ‘우리가 열린’ 모양”이라며 “장관직을 목숨 걸고 기다렸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거대 여당 의장이 자기 실속 챙기려고 달려가는 형국이니 다른 의원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며 “당 의장과 원내대표까지 겸직하고 있던 사람이 다 내던지고 장관직을 감지덕지 하는 모양을 보니 ‘여당지상 청와지하(與黨之上 靑瓦之下)’”라고 일갈했다.

    그래서 정 의장에게 붙여진 아호가 ‘청하(靑下) 선생’.

    이 대변인은 이어 노 무현 대통령에 대해 “집권당 의장 겸 원내대표를 이 정도로 우습게 보는 것은 국정운영에 대해 진지함이 없다는 것”이라며 “독선과 오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아호를 ‘독오(獨傲) 선생’이라고 지은 뒤 “여당 의원들은 장관 간택을 기다리는 대기자 같다. 여당대로 정부 운영에 대한 견해가 있는 것 같지만 이를 청와대가 무시하고 있다”며 “청와대 안에 절대 군주가 있는 것 같다”고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개각을 보고 연초부터 금년 한해의 국정에 대한 기대를 저버려야 할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은 국정을 전문성을 가진 장관과 더불어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동부 장관에 내정된 이상수 전 의원 의원을 겨냥, “노 대통령만큼 국정을 사사로운 정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 불법대선자금 모금책을 장관에 발탁한 정당한 이유를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동부 신임 장관 내정자는 불법대선자금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가 이번에 장관에 등용됐다”며 “지옥과 천국을 오고간 사람으로 ‘지천(地天) 선생’이라는 아호를 붙인다”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이종석 NSC 사무차장에 대해 이 대변인은 “항상 북쪽 편에 서서 북쪽을 위해 일하는 사람 같다”며 ‘향북(向北) 선생’이라는 아호를 붙였으며 과학기술부총리에 내정된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오명 장관을 밀어내고 들어갔으니 밀어낼 퇴(退)자를 써서 ‘퇴오(退吳) 선생’”이라고 짧게 평했다.

    그는 마지막 총평으로 “차라리 열린당 유시민 의원을 입각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순수하고 정직했을 것”이라며 “유 의원은 밥 한번 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