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대권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차기 대권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고 전 총리가 ‘청계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1위 자리를 내 주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까지 맹추격해 오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조바심’의 발로가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다.

    고 전 총리는 최근 잦은 외부강연을 통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는 등 ‘강연정치’를 통해 그동안의 침묵을 깨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또한 한겨레신문 경제부 기자를 지낸 강세준씨를 대변인으로 영입하고 내년 1월쯤 사무실을 여는 등 차기 대권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지난 27일 전국고교학생회장단 특강에서“나의 시대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때가 되면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공직을 그만 둔 후 1년 반 동안 자제해 왔으나 끝까지 사양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에비주자들의 호남 폭설 피해 현장 방문 러시에도 동참했다. 29일 고 전 총리는 자신이 도지사를 지내기도 했던 전남 지역의 나주를 찾은 자리에서 “1998년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만큼 이 지역은 친정과 다름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변화는 정치권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고 전 총리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고건 아니면 민주당이 못사느냐”고 ‘고건 영입’에 매달렸던 입장의 변화를 시사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적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고 전 총리가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국민중심당의 창당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민주당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릴 경우 향후 대권 행보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 전 총리의 활발한 대권 행보가 ‘고건 인기는 거품’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며 그를 다시 차기 대권주자 1위로 올려놓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