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내 소장파를 대표하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그룹의 원희룡 최고위원과 정병국 의원이 최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다른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원 최고위원은 연일 장외투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조속한 등원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당 홍보전략본부장을 맡으며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에 소속돼 있는 정 의원은 투쟁의 선봉에 서 있다. 

    원 최고위원은 29일 전날 박근혜 대표의 '눈물'로 등원론이 순식간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을 두고 "지금 우리가 봐야 될 눈물은 박 대표의 눈물이 아니라 국민들의 피눈물"이라며 국회 등원을 재차 강조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표의 눈물은 나름대로 정말 사학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랬을 것"이라면서도 "정치는 스스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의 피눈물이 정치의 중심이고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원 최고위원은 "개인이 소수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엄청난 각오를 해야만 가능하다"며 "당 대표까지 나서서 추운 겨울에 나가 고생하는데 왜 일부만 자꾸 김을 빼느냐, 집단의 이론으로서 당신들도 다 한나라당 공천 받고 들어온 사람들인데 딴소리하느냐 등 집단의 논리로 누르게 되면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28일 이례적으로 전체 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 대해 "의총을 공개로 해 놓고 반대할 사람은 나와서 반대 토론을 해봐라,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각오하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하는 것이 진정한 토론이냐"며 "이것은 강경투쟁론으로 입장을 정해 놓고 그 다음에 등원론을 촉구하는 의원들을 집단의 분위기로 제압하기 위한 토론"이라고 맹비난했다.

    원 최고위원은 박 대표가 "내가 방해된다면 나를 구속하라"는 등의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사학법 무효투쟁에 대한 강경의지를 표현한 것에 대해 "사학법으로 인해 나라가 망한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념문제에 연결되는 사안이 나올 때마다 전부 국회를 세우고 투쟁을 할 것인가? 그렇게 경직되고 편협한 이념을 들고 나가는 논의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반면 정 의원은 "(정부·여당의) 아무런 상황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 시점은 정부·여당의 오만 불손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야당을 인정하지 않는 행태를 고치도록 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장외투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 의원은 이날 '진중권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지금과 같이 정부·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한다고 한다면 그러한 부당성을 밖에 나가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투쟁방식에 대한 원 최고위원 등 당내 소장파의 비판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표가 일방적으로 이런 방식을 택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래서 어제 의총에서 향후 방법론에 대해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 강경투쟁이 결론 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박 대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박 대표의 장점이라고 하면 원칙을 두고 정치를 한다는 것"이라며 "거기서 리더십이 나오고 그 원칙에 누구보다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