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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회에 맞서 군 개혁 등을 목표로 지난 9월 출범, '제 2의 재향군인회'로 주목을 받았던 ‘(가칭)평화재향군인회’(평군)가 최근 내홍에 휩싸인 끝에 명칭을 ‘평화제대군인회’로 변경했다. 법원의 ‘재향군인회’ 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결정에도 “명칭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평군이 그렇게 애착을 보였던 명칭까지 변경하게 된 이유는 내부 인사들간의 분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군은 사무실도 서울 마포구에서 용산구 한강로2가로 이전했으며 홈페이지 도메인도 'www.pcorea.com'에서 'www.pcorea.net'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홈페이지 ‘www.pcorea.com’ 도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어 온라인상에서는 두 개의 평군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평군의 이 같은 내홍은 표명렬 상임대표와 김성전 전 사무처장간 내부 인사권을 둘러싼 이견에서 시작돼 서로의 사퇴를 요구,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감정 섞인 막말을 주고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평군 일반 회원들은 양측의 대립을 비판하며 ‘평회원혁신위원회’를 구성, 표 대표와 김상천 공동대표, 김 전 사무처장을 직위해제한 뒤 자체적인 평군 운영방침을 정하는 등 또 다른 ‘제3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표 대표측은 공군 중령 출신의 김 전 사무처장이 공동대표직을 노리고 '반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 전 사무처장은 표 대표가 낙하산 인사를 하면서 평군을 사조직화 하려 해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표 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평군이 쪼개졌다고 하는데 홈페이지를 가져간다고 해서 표 대표의 제대군인에 대한 포부와 내용까지 가져갈 수는 없다”며 “그들은 공동대표에 대한 자신들의 야심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김 전 사무총장측을 비판했다. 그는 표 대표가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김 전 사무처장측 지적을 ‘반란의 표면적 이유’라고 지적하며 “조직을 처음 출범시킬 때는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하고 그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그런 것인데 이를 낙하산 인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표 대표도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출세주의적인 공명심의 탐욕에 놀아나면 조직이 지향하는 비전을 달성하는 일에는 관심없이 오직 이기적 욕망을 채우는 데 유리한가 불리한가에만 가치를 두게 된다”며 김 전 사무처장이 공동대표에 욕심을 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군 목적에 맞게 홈페이지를 제작하기 위해 그를 믿고 모든 것을 위임했는데 도메인을 자신의 이름으로 신청했다”며 “도메인과 회원 정보를 모두 탈취당했다. 홈페이지(www.pcorea.com)를 찾기 위해 경찰에 고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분이 이미 정리단계에 들어갔음을 강조하며 이 상황을 ‘평화제대군인회’라는 명칭으로 재도약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표 대표는 “평군은 인적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조직인데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갈 뻔 했다”며 “진통과 수모를 겪었지만 새로운 진영과 체계를 갖춰 오히려 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재향군인회(향군)와 굳이 각을 세울 필요 없고 악법도 법이기에 법원의 판결을 수용, 제대군인회로 이름을 바꿨다”며 “재향군인회라는 이름 때문에 정식 등록을 하지 못했는데 유사명칭으로 걸리지도 않으니 공인을 받는대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전 사무처장은 홈페이지(www.pcorea,com)에 표 대표의 말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표 대표는 철저히 (평군의) 사조직화를 위해 사람을 교묘히 짜 맞췄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평군 대표를 꿈꾸지 않았다”며 “평군의 대표는 사병 출신이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거기에 반대한 것이 표 대표”라고 반박했다. 자신은 평군에서 사병들의 비중이 커져야 함을 강조했고 이를 반대한 것이 표 대표라는 말이다.
그는 “분란은 표씨가 먼저 일으켰다. 11월 이전부터 온갖 거짓말과 허위 사실을 뒤에서 유포하면서 나에 대한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며 “내가 명예욕의 노예라니 어이가 없다. 늙은이의 과대망상과 피해의식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표 대표가 평소 홈페이지 관리자였던 김모씨에게 막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하며 “솔직히 표씨는 평생 평군을 좌지우지 하려다가 사무처장이 바른 소리하니 제거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얘기를 하면 표씨가 거두절미 왜곡할 수 있다”며 표 대표와의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